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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장

김준수는 유정인의 질문에 꽤 오래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유정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시 얘기해 줄 테니까 머리에 똑똑히 새겨넣어. 나는 날 배신한 인간은 절대 용서 못 해. 김준수, 나 너랑 이혼할 거야. 합의 이혼 안 해줘도 돼. 나는 널 법정에서 봐도 되니까.” “잠깐만, 유정...” 유정인은 김준수가 말을 다 내뱉기도 전에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가방을 메고 다시 한번 영주에게 뽀뽀했다. “그럼 이제 가볼게요. 김준수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그래, 걱정하지 마.” 유정인은 밖으로 나가 차량을 기다리다가 마침 아파트 단지 안으로 헐레벌떡 들어가는 김준수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그의 오른손에는 전처럼 샌드위치와 아이스티가 들려있었다.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멍청하긴, 네가 찾아올지도 모르는데 내가 설마 집에 있겠니?’ 유정인은 어젯밤 부모님과 딸을 다 데리고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호텔에서 묵었다. 그 이유는 오늘 있을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김준수가 허탕 친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준수는 그녀가 전에 했던 말을 잊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어떤 성격의 여자였던 지도 전부 다 잊어버렸다. ‘그래. 네 눈에는 내가 아직도 멍청하고 단순한 가정주부 유정인으로 보이겠지.’ 유정인은 퉁명스러운 눈빛으로 김준수의 뒷모습을 힐끔 보고는 유유하게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 회사 로비. 양라희와 정해인은 발 벗고 나서서 기자들을 환영했다. 그러다 거의 시간이 다 되어갈 때쯤 양라희가 시간을 확인하며 물었다. “왜 아직도 안 와? 설마 또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러자 정해인이 피식 웃으며 손에 든 생수병을 이리 저리 흔들었다. “안심해. 유정인은 절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테니까.” “조용히 말해. 사람들 귀에 들어가면 어쩌려고!” 양라희는 화를 내며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정해인이 일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해 쾌재를 불렀다. 그때 신이서와 도혜지가 다가와 기자들에게 자료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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