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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장

유정인의 인터뷰는 수요일로 정해졌다. 기자들은 신이서가 고현아에게 부탁해 찾은 사람들이라 크게 걱정할 건 없었다. 모든 준비가 끝이 나고 회사에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실을 전했다. 화요일. 신이서와 도혜지는 유정인 옆에서 내일 있을 인터뷰 때 얘기할 내용을 함께 정리해주었다. 하지만 유정인은 좀처럼 집중하지 못했고 심지어 멍까지 때렸다. “왜 그래요?” 신이서의 말에 유정인은 입술을 한번 깨물었다. “요즘 김준수가 나한테 연락을 안 해요. 아무런 소식도 없으니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 말에 도혜지가 화를 내며 말했다. “세상에, 이제는 딸이 어떻게 지내는지도 안 물어봐요?” “시댁에서는 영주를 항상 못마땅하게 생각했어요. 그러니 남편도 이제 그들처럼 된 거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건 이상해요. 나를 철저하게 망가트리려고 작정한 인간이 이렇게 잠잠할 리가 없거든요.” 그 말에 신이서가 물었다. “무슨 일 생겼을까 봐 불안한 거예요?” 유정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자 도혜지가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언니, 불안해하지 마요. 내 볼 때 언니 남편은 그저 맨날 여자 치마폭에 갇혀 사느라 연락을 하지 않는 것뿐이니까요.” 도혜지의 말에 유정인이 풉 하고 웃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이제 그 인간 생각 안 할게요.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참, 두 사람 나 좀 봐줄래요? 내일 인터뷰 때 이렇게 입을까 하는데 어때요?” 유정인은 자리에서 일어서 한 바퀴 삥 돌았다. 회사를 대표해서 나서는 자리니만큼 겉모습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혜지는 유정인을 아래위로 쭉 훑어보더니 손을 턱에 받친 채 물었다. “언니, 그 옷 언제 산 거예요?” 그 질문에 유정인은 상의를 한번 늘어트리며 말했다. “5년 전이요. 주부가 된 뒤로는 쇼핑해본 적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지금 입고 있는 이 옷, 진짜 울이에요.” 도혜지와 신이서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옷을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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