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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장

정해인은 양라희가 점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신이서 하나 해결하겠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녀는 양라희를 보면서 자기만의 계획을 짰다. 사실 양라희가 그녀를 찾은 건 신이서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도와주기만 하면 양라희에게서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 사무실에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양라희가 정해인의 눈빛이 달라진 걸 발견했다. “무슨 생각해?” “아, 여지가 있다는 게 뭔지 생각했어.” 정해인이 빠르게 반응했다. “어차피 널 아는 사람도 없고 날 알아낼 수도 없으니까 이 일은 우리랑 상관없잖아.” “맞아.” 정해인은 조금 켕기는 게 있었다. 노랑머리 남자가 그녀의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다른 사람도 본 적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특히 도박장에 있던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양라희에게 얘기해선 안 되었다. 얘기했다간 일전 한 푼도 받지 못할 게 뻔했다. “됐어. 가서 일 봐. 이 일은 잊고.” 양라희가 말했다. “아, 참...” 정해인이 잠깐 흠칫하다가 말했다. “귀국해서 쓸 신용카드도 다시 만들어야 해. 돈 좀 빌려줘.” “또?” “아이고. 귀국해서 돈 쓸 데가 많아서 그래.” 정해인은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말했다. “됐어. 얼마 필요한지만 말해.” 양라희는 어차피 돈이 부족하지 않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먼저 2천만 원 줘.” “알았어.” 양라희는 딱히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정해인에게 돈을 이체한 후 조심하라고 했다. 신이서는 정해인이 사무실에서 나오는 걸 마침 보았다. 이내 휴대전화를 꺼내 유정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정인 씨, 영주 괜찮나요?] [네, 괜찮아요. 부모님이 지금 사는 그 아파트가 아주 편하고 좋다면서 이서 씨한테 고맙다는 말 전해달라고 했어요.] [고맙긴요. 어차피 빈 집인데요, 뭐. 오늘 최대한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이미 다 준비했어요.] 유정인은 웃는 이모티콘까지 보냈다. 신이서도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 온 오전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신이서는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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