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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신이서가 한가해졌을 때는 점심시간이었다. 때마침 서지안이 의자를 끌고 다가왔다. 서지안은 민망해하며 입을 열었다. "이서 언니, 오전에는 내가 일부러 무시한 게 아니라, 그냥..." 신이서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자신은 서지안의 생각에 간섭할 권리도 없었다. "괜찮아." "김유진이 잘난 척하는 꼴을 보기 싫었을 뿐이야. 내가 걔보다 못한 것도 없잖아. 내가 크리스찬 루부탱 신발을 신으면 분명 김유진보다 훨씬 예쁠 거야." 서지안은 다리를 쭉 뻗어 보였다. 신이서는 서지안과 가장 친했기에 참지 못하고 주의를 줬다. "김유진은 돈 있는 집안의 자식이잖아. 넌 그냥 평범한 가정의 사람인데 이런 걸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돈을 저축했다가 네가 좋아하는 일에 쓰는 게 더 좋지 않아? 김유진을 따라 하는 것보다는." "내가 언제 김유진을 따라 했어? 걔가 살 수 있는 걸 나라고 사지 못할 것 같아?" 서지안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게 아니라 나는..." "알았어. 나도 생각이 있어. 고작 신발 한 켤레를 못 살 것 같아? 오늘 우리 뭐 먹으러 갈까?" 서지안은 더 이상 이 화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신이서는 한숨을 내쉬며 도시락을 꺼냈다. "난 도시락 가져왔어. 너 가서 먹어." "왜 이렇게 아껴?" 서지안은 신이서가 어머니 병원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별다른 말없이 말을 바꿨다. "배달 음식 시킬 거야. 같이 먹어." "그래, 나도 오늘 음식을 꽤 많이 가져왔어." "좋아. 언니 요리 실력을 나도 알잖아. 안 그래도 먹고 싶었어." 서지안은 핸드폰을 꺼내 음식을 주문했다. 신이서는 웃으며 도시락을 열다가 그대로 굳었다. 즐거운 일이 생기면 끝에는 슬픈 일이 생긴다고 했던가. '내 소고기 볶음!' ... 한편 유일 테크에서는 오픈이 임박하여 사무실 사람들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다들 배달 음식을 선택했다. 언제나 엄숙한 대표님인 송서림이 식사시간에 평소와 달리 핑크색 도시락통을 꺼냈다. 남자 동료가 속마음으로 생각했다.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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