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8장

지금 이 순간, 신이서는 마치 다른 사람의 남자 친구를 차지한 나쁜 여자가 된 것 같았고, 양라희야 말로 그의 진정한 여자 친구인 것 같았다. 신이서는 시선을 떨구며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가봐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송서림은 그녀를 자신의 앞으로 당겨왔다. 송서림은 그녀보다 훨씬 키가 컸고, 그녀는 마치 작은 병아리처럼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살짝 몸을 숙이고 그녀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신이서, 너 질투해?" "..." 신이서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것을 부인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송서림은 그녀에게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고, 그저 다정하게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는 그녀를 즉시 디너쇼 장으로 데려다주지 않고 호텔 정원 벤치에 앉혔다. "다리는 좀 나았어?" "네." 신이서는 자신의 다리를 살펴보니, 정말로 방금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았다. 그때 송서림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헛기침하며 정중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너한테 분명히 말해야 할 것 같아." 신이서는 바로 고개를 떨궜다. '이것 봐, 이혼 얘기를 꺼내려고 이러는 거야.' 송서림은 이어서 말했다. "나랑 라희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다 말하고 나니 도리어 부끄러워졌다. 송서림은 예전에 동료가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연인 사이에 서로 신뢰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이서가 계속 이렇게 이상하게 행동하면 그녀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송서림도 이전에 동료가 경험했던 그런 무력감을 체험한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말해도 벽에 대고 말하는 것 같이 아무 반응이 없었다. 신이서는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었고, 뭔가 복잡한 기분을 느꼈다. 만약 양라희의 방에서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