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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장

이런 분위기를 조성한 사람은 서지안이었다. 그녀는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고 오늘 물건을 정리하러 왔는데, 모두 그녀를 뱀이나 전갈처럼 피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표정이 보이지 않은 듯 인기척을 내며 물건을 챙기고 서랍에서 쌓아둔 화장품을 뒤적였다. “이거 안 써봤는데, 선물해 줄까?” 서지안이 베푸기라로 하듯 물었다. 동료는 그녀의 돈이 모두 사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도 빚독촉을 받을까 봐 손사래 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어, 화장 안 해.” “얼굴에 묻은 이건 뭐야? 왜 그래? 주면 그냥 받아! 어차피 좋은 거 써본 적 없잖아.” 서지안은 베푸는 듯 도도했는데 잘려서 짐을 싸는 것 같지 않았다. 동료는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그녀가 탁자 위에 올려놓은 화장품을 들여다보다가 손을 들어 휴지통에 쓸어 넣고는한마디 했다. “앗, 미안, 실수로 떨어뜨렸네. 난 쓰레기통을 헤집는 버릇이 없어서.” 그 말을 들은 서지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어제 빚 독촉을 피해 쓰레기통에 숨었던 일이 다 알려진 모양이다. 서지안은 심호흡하고 돌아서서 책상 위의 상자를 안고 사무실 입구로 향했다. 중간쯤 걸어가던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사람들, 특히 신이서를 바라보더니 활짝 웃었다. “참, 깜빡했어. 사실 이 직장은 진작에 그만두고 싶었어. 내일이면 하성우를 따라 출국할 거야. 우린 외국에 정착할 거라고, 다들 안녕.” 말을 마친 그녀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떠났는데 모두가 부러워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녀가 돌아서자 모두 입을 삐죽거리며 가볍게 웃는가 하면 메스꺼운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신이서는 고개를 저으며 시큰둥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서지안이 이런 상황에서 출국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것도 하성우와 함께 말이다. 신이서의 이런 의혹은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졌다. 주말 휴일이어서 그녀는 모처럼 늦잠을 잤다. 결혼도 했고 동거 계약서에도 가정을 돌본다고 명시돼 있지만 송서림은 그녀에게 전직 주부처럼 하루 세끼를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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