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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장

신이서는 속절없는 표정만 지어 보일 뿐 전처럼 초조하게 서지안에게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다. 두 사람은 사이가 점점 멀어져 더 이상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서지안은 신이서가 자신을 무시하자 자리에 앉아 울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울음소리를 듣고 하나둘씩 일어나서 물었다. "지안 씨, 얼굴이 왜 이래?" 신이서는 오늘 일을 계기로 서지안이 자신과 하성우의 관계를 끝낼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다시 한번 그녀의 수단에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부주의로 넘어졌어. 그렇지 않아도 성우가 몇억 짜리 차를 내팽개치고 기어코 날 데리고 병원 가려는 걸 겨우 말렸지 뭐야. 이까짓 상처가 무슨 몇억 원의 가치를 한다고, 쯧쯧." 그녀의 말뜻은 자신의 상처가 하성우에게는 몇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구경에 나서자 서지안은 진짜 연기를 해댔다. 동료들은 서로 마주 보며 웃을 뿐 눈가에 스친 경멸의 뜻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럼에도 서지안은 못 본 척 무시하기로 했다. 그녀가 계속 말했다. "다들 잊지 말고 수요일 회식 장소 정해. 아까도 성우가 틀 차릴 필요 없다면서 먹고 싶은 거 있으면 편하게 정하라고 하더라고." "그래, 알았어. 역시 통 큰 하성우 도련님이라니까. 걱정마, 지안아. 우린 절대 감자 있는 곳 선택 안 해. 나중에 너도 먹다 질리겠어." 서지안의 안색이 보란듯이 어두워졌지만 감히 반박하진 못했다. 하성우에게 맞고도 동료들 앞에서는 자랑질을 해야만 하니까. 일단 발가벗겨지면 아름다운 거품이 그대로 무너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더는 이 화제를 이어가지 않았다. "아 참, 오늘 유진이 왜 안 왔지?" "SNS 보니까 아파서 병원에서 수액 맞는대. 그래도 수요일 회식은 무조건 올 거야. 또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 같더라고." 동료가 눈을 깜빡였다. 이 말을 들은 신이서는 궁금해서 SNS를 열어봤다. 방금 송서림과 전화하는 틈 사이로 김유진이 SNS에 사진을 올렸다. 손등에 주사바늘이 꽂혀 있었고 그 아래에 커다란 손을 쥐고 있었는데 남자의 손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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