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3장

“혜지 씨, 왜 아직도 들어가지 않았어요...”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신이서는 도혜지라는 것을 알아챘다. 도혜지는 신이서의 팔짱을 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서 언니를 기다렸어요. 제가 관찰했는데 이 아줌마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에요. 밖에 앉아서 몇 마디 하고는 쉬고 있는데 부드럽게 말하고 시끄럽게 굴지 않아 경비도 어떻게 손을 쓸 방법이 없었어요. 대문 밖은 공공구역이잖아요.” 신이서는 들을수록 멍해졌다. ‘난 건드린 사람이 없는데?’ 두 사람은 함께 아줌마 앞으로 다가갔다. 아줌마는 그들을 보고 가십거리를 얘기하러 온 사람인 줄 알고 연기하기 시작했다. “아가씨, 절 도와 신이서를 찾아주세요. 이 회사에 다니는 거로 알고 있어요. 제가 가족을 대표해서 고맙다고 인사할게요.” 신이서는 어이가 없었다. 이 사람은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구정물을 끼얹었다. 신이서는 이 사람의 동기가 궁금해서 울분을 억누르며 침착하게 물었다. “아줌마, 신이서를 아세요? 그분을 왜 찾아요?” 아줌마는 마침내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그녀는 슬쩍 허벅지를 꼬집은 후 눈물을 글썽거리며 비통한 표정으로 신이서에게 하소연했다. “저의 딸과 사위는 서로를 사랑하고 결혼식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 신이서가 뻔뻔스럽게 사위에게 붙어 내연녀 노릇을 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여러 돈 많은 남자 사이를 오가며 바람을 피웠어요... 신이서도 곧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을 알고 제가 찾아왔어요. 제발 남편이랑 잘살고 남의 가정을 깨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이 아줌마는 딸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다른 사람을 욕하지 않고 그저 도리를 따지며 내연녀가 사위를 놓아주길 바란다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바탕 하소연을 하던 아줌마는 자신의 이런 모습에 스스로 도취했지만 맞은편에 선 두 여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아줌마를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동정하지는 않았다. 아줌마가 자신이 한 말에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