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8장
두 시.
지산 그룹의 직원이 제시간에 룸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유은미는 반갑게 맞이하다가 찾아온 사람을 확인한 뒤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졌다.
신이서였다.
‘신이서라니!’
‘신이서가 지산 그룹에서 일하다니!’
인사치레 후 신이서는 유은미의 맞은편에 당당히 앉았다.
이때 유은미는 큰 충격을 받은 듯 넋을 잃었고, 미리 준비한 변명은 까맣게 잊은 지 오래되었다.
오히려 신이서는 일사불란하게 그녀와 업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은미는 신이서가 차를 주문하는 틈을 타 조심스럽게 신이서를 훑어보았다.
신이서는 늘 그렇듯 화장기 없는 얼굴에 깔끔한 흰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질감이 좋아 보였지만 특별한 로고가 보이지 않았다.
유은미는 한동안 그녀가 지산 그룹에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이서의 온몸에 장신구가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나서야 유은미의 머리는 냉정함을 찾아갔다.
학교 다닐 때 신이서는 자신보다 나은 적이 없었는데
예전에 자신과 함께 서면 마치 졸개 같았다고 생각했다.
신이서는 미소를 지으며 유은미에게 찻잔을 건네며 가벼운 인사말을 건넸다.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기뻐. 저번에 헤어진 이후로 오랜만에 보잖아.”
유은미는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차를 마신 뒤 억지로 입가를 올리고 웃음을 짜냈다.
“그래, 오늘 널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언제 지산 그룹에 들어갔어?”
내키지 않은 유은미는 신이서에 대한 모든 것을 간절히 알고 싶어 했다.
신이서는 자기 얘기를 많이 하기 싫어서 슬쩍슬쩍 넘어갔다.
“얼마 안 돼서 아직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야.”
신이서가 그렇게 말하자 유은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이서의 당당한 카리스마는 여전히 그녀를 당황하게 했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업무 내용을 이야기했고, 협력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얘기가 마무리될 즈음에 유은미는 지난번 이정민 자신을 이번 상담에 내보낸 뜻을 알게 되었다.
신이서는 일이 시끄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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