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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장

아까 그 여자들도 저마다 고함을 지르면서 싸운 나머지 현장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양라희는 먼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수미 이모, 항상 신이서를 데리고 어르신을 찾아가더니 이젠 본인 코가 석 자죠?’ 바로 그때 몇몇 여자들과 김현영은 전수미를 혼쭐내려고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손이 닿기도 전에 비명이 들려왔다. 김현영의 손이 비틀어지면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김현영이 저주하듯 욕설을 퍼부었다. “이거 놔. 으악. 아파.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송성일이 건방을 떨었다. “송서림 씨, 명령하는데 당장 그 손 놔요. 놓지 않으면 지산 그룹에 당신의 회사를 없애버리라고 할 겁니다.” “입만 살아서는. 당신 능력이 어떤지 내가 모를 것 같아요? 당신은 절대 내 상대가 아니에요.” 송서림이 대놓고 비웃었다. “당신... 당신...” 송성일은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풀어줄 수는 있어요.” 송서림은 김현영을 송성일 쪽으로 확 밀어버렸다. 그는 두 사람에게로 천천히 다가가 내려다보며 말했다. “두 사람 너무 성급했어요. 근데 충고 하나 할게요.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야말로 내연녀예요. 아닌가요, 송성일 씨?” 송성일과 김현영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송서림의 잘생긴 얼굴이 무척이나 두려웠다. 송성일은 말까지 더듬었다. “말... 말도 안 돼요.” 김현영은 연신 머리를 내젓다가 송성일의 뒤에 숨어버렸다. 송서림은 넥타이를 정리하고 허리를 곧게 편 다음 그들을 흘겨보았다. 몇몇 여자들은 송서림이 여자에게도 인정사정이 없는 걸 보고는 더는 나서지 못했다. 이 일이 그냥 이렇게 해결되나 싶던 그때 누군가 또 나서서 일을 더 키웠다. 바로 권성호였다. 권성호의 점잖고 다정한 말투 때문에 그의 말이 전부 진심인 것 같다는 착각이 들게 했다. 권성호는 나서자마자 여우 같은 말을 내뱉었다. 남자에게 이런 여우 같은 면이 있다는 것에 신이서는 크게 놀랐다. “송서림, 어머니가 혼자서 널 키웠는데 어떻게 그렇게 돈도 많고 좋은 대학교에 보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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