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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장

신이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손정숙의 손을 잡고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손 대표님, 여기 있는 남자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손정숙은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한번 사진을 훑어보았다. 확실히 이 중 몇 명은 강청하가 소개해준 클라이언트들이었다. 당시 이 사람들을 소개해 줄 때 강청하는 단지 아는 사람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만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 아는 사람이 바로 양라희였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제 딸이 남자들 사이에서 마치 한 떨기 꽃처럼 있는 모습은 아무리 개방적인 부모라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손정숙은 신이서의 손목을 꽉 잡으며 말했다. “똑바로 말해. 너, 지금 나 협박하는 거니?” “협박할 생각이었으면 이렇게 찾아오지 않았겠죠.” “너 지금 나랑 라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이러는 거잖아.” 송정숙이 말했다. 사진을 보여줬는데도 여전히 양라희가 나쁜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이에 신이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손 대표님, 여기 있는 이 사람들 모두 우리 회사 클라이언트들이에요. 그리고 이 사람들과의 계약을 성사시킨 건 모두 양라희 씨고요. 좀 더 확실하게 말해드릴까요? 양라희가 이제껏 손 대표님 따님을 술자리에 불러 이용하고 있었다고요.” “그, 그럴 리가 없어. 라희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 손정숙이 조금 흔들린 얼굴로 물었다. “양라희의 비서가 회사 기밀을 유출한 죄로 도망가다가 차에 치여 죽었어요. 차에 치여서 말이죠. 양라희가 손 대표님한테 강청하 씨 일을 내가 했다고 말했다는 건 아마 자기 비서 일도 내가 했다고 했을 것 같은데, 맞나요?” 신이서는 손정숙의 눈빛으로부터 자신의 말이 맞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니까 요하면 나도 지금 라희한테 속고 있고 우리 청하도 이제껏 라희의 계약을 위해 이용당했다 이 말이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 내 딸이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쉽게 속을 리가 없잖아.” “손 대표님은 정말 따님을 잘 아신다고 생각하세요? 손 대표님도 속인 양라희인데 행동이 충동적이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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