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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장

“알겠어요. 믿을게요.” 김현영은 송진성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송진성의 얼굴에서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봐버렸다. 그는 그녀를 버린 다음 바로 전수미에게 자리를 물려줄 것이다. 김현영은 그의 속내를 뻔히 들여다보고 있으면서도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여보, 이혼 절차라는 게 원래 좀 복잡하잖아요. 우리가 결혼 전에 계약서를 쓰기는 했어도 지금은 아들도 있고, 게다가 만약 그 계약서 내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라고 하면 당신한테 불리하게 작용할 거예요. 그러니까 일단은 이혼했다고 얘기하고 여론이 잠잠해질 때 다시 이혼하러 가요.” 그 말에 송진성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송씨 집안 일을 주목하고 있기에 만약 결혼 전에 그런 계약서를 썼다는 게 밝혀지면 그때는 바람을 피운 일이 또다시 드러나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그의 명성도 바닥을 치게 된다. 즉 이혼하기 전까지 절대 김현영이 약자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 송진성은 생각을 마친 후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나를 얼마나 위하고 있는지 잘 알겠어. 이번 일은 당신 말대로 할게. 내일 당장 회사에 입장문을 내라고 할 테니까 인터넷에서 떠드는 얘기는 이제 신경 쓰지 마.” 김현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눈치를 보면서 시선을 내렷다. 송진성은 그런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드는지 말투가 다시 부드러워졌다. “오늘 피곤한 일 많았으니까 푹 쉬어. 나는 옆방으로 가서 잘게.” 말을 마친 후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갔다. 언뜻 김현영을 배려해 방을 내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녀와 한 침대를 쓰는 것이 더러웠기 때문이다. 김현영은 문이 닫힌 순간 바로 표독스러운 눈으로 돌변했다. ... 옆방. 송진성은 침대에 누운 다음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 들어 전수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많이 놀라셨죠? 수미 씨한테 그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 말씀 마세요. 저는 송 회장님이 무척 불쌍해 보였어요. 밖에서 열심히 일하시는데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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