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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남준 오빠, 오늘 야근한다고 들어서 먹을 거 좀 챙겨 왔어요.” “몸도 좀 챙겨가면서 일해야죠.” 채청아가 환한 얼굴로 말했지만 허남준은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그냥 저혈당이 좀 온 것뿐이야. 괜찮아.” 채청아는 무언가 말하려다 잠시 망설였다. “아까... 강서윤 씨를 본 것 같은데.” “문석준 씨가 크게 다쳤어요?” 허남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대수롭지 않은 일 같아. 이미 치료 다 끝났어.” “우리 그냥 가자.” 채청아는 허남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팔을 살며시 잡고 병원을 나섰다. 그러나 그 순간, 마침 강서윤과 딱 마주쳤다. 허남준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고 채청아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조금 놀란 것 같았다. 그리고 강서윤은 조용히 허남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남준은 강서윤의 그 시선 속에서 어떤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지 알 수 없었다. 한참 뒤, 허남준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음... 이미 옆엔 이미 다른 사람이 있는 것 같네요? 그럼 이제 안심해도 되겠습니다.” 채청아는 허남준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강서윤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허남준을 바라볼 뿐이었다. 문석진이 옆에 있었기에 강서윤은 더 이상 허남준을 마주한 채 서 있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강 대표님, 이제 와서 여기에 있는 이유가 뭔가요?” “차라리 문석진 씨나 챙기는 게 나을 텐데.” 그때, 채청아가 가시 돋친 말을 던지자 강서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채청아 씨, 이건 저와 허 의사님 사이의 문제예요.” “제가 당신을 평가한 적 없듯이 문석진 씨에 대한 제 판단도 존중해줬으면 해요.” 그 순간, 허남준의 표정이 더욱 싸늘하게 식었다. 처음에는 강서윤이 자신을 신경 쓰고 있었기에 돌아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가 이렇게까지 문석진을 감싸는 모습을 보니 허남준은 헛웃음이 나왔다. “강 대표님, 별일 없으시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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