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때마침, 강서윤의 휴대폰이 울렸고 발신자는 문석진이었다.
“서윤아, 병원으로 와줄 수 있어?”
문석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힘이 없어 보였기에 강서윤은 저도 모르게 바짝 긴장했다.
“무슨 일이야? 어느 병원이야?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자마자 강서윤은 문석진이 말한 병원으로 급히 향했다.
같은 시각, 병원에서 허남준은 막 수술을 끝내고 퇴근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병원 복도를 지팡이에 의지한 채 걷는 문석진과 그의 어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애써 못 본 척하려 했지만 문석진이 허남준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허 의사님, 아직 퇴근 안 하셨습니까?”
문석진의 목소리에는 비아냥거림이 섞여 있었다.
“하긴... 강 대표 없이 사는 게 힘들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시나?”
“그래도 이혼할 때 꽤 위자료 꽤 받지 않으셨어요?”
그의 말은 허남준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이었다.
허남준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멍청저 씨, 전 지금 퇴근 중이고 당신은 아직 수술할 필요도 없는 상태잖아요.”
차가운 시선으로 문석진을 아래위로 훑어본 후, 허남준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가만히 있던 나지숙이 끼어들었다.
“오~ 당신이 그 유명한 강 대표의 전남편이세요? 하필이면 의사라니... 참 웃기네요.”
나지숙은 팔짱을 끼고 코웃음 치며 계속 말했다.
“제가 듣기로는 당신이 아직도 강 대표를 못 잊고 매달린다던데... 맞아요?”
“이미 이혼했으면 체념할 줄도 아셔야죠.”
문석진은 옆에서 몰래 웃고 있었지만 허남준은 묵묵히 그들을 무시했다.
하지만 그때, 강서윤이 병원에 도착했다.
복도 끝에서 급히 뛰어오는 그녀를 보자 나지숙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허 의사님, 이 정도면 너무한 거 아니에요?”
“석진이가 교통사고로 다쳐서 병원에 왔다는 걸 알고 일부러 여기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아니, 당신도 체면 있는 사람인데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나지숙은 억울한 표정까지 지으며 혀를 끌끌 찼다.
그리고 허남준은 나지숙의 말이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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