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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류민희의 말에 강서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민희야, 나야말로 대표고 넌 그냥 비서일 뿐이야. 네 위치를 잊지 마. 할 말 있으면 내일 해.” 말을 마치고 나서 강서윤은 전화를 끊어 버렸다. 류민희는 꺼진 휴대폰을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금 강서윤은 제 손으로 강산 그룹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었다. 이런 생각에 류민희는 불안해졌다. 심지어 허남준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 하지만 문석진의 얄미운 얼굴을 떠올리니 허남준이 온다고 해도 강서윤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제 이사회가 문석진을 막아주길 바라는 수밖에.” 전화를 끊고 강서윤은 문석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서윤아, 무슨 일 있어? 왜 그렇게 쳐다봐?” 문석진이 궁금해하며 묻자 강서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회사에 좀 문제가 생겼어. 너 요즘 조심하는 게 좋겠어. 괜히 빌미 잡히지 말고.” 강서윤의 말에 문석진은 오히려 코웃음 쳤다. “강산 그룹 대표인 네가 있는데 그 늙은이들이 뭘 어쩌겠어. 설마 나한테 뭐라 하겠어? 내가 얼마 전에 큰 계약도 따왔는데.” 문석진이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자 강서윤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저 문석진이 회사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다. “석진아, 아무튼 조심해. 이사진들은 만만치 않아.” 강서윤의 말에 문석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강서윤의 싸늘한 눈빛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서윤아, 걱정 마. 괜히 사고 안 칠게.” 그가 웃으며 말하자 강서윤은 그를 흘끗 쳐다봤다. “석진아, 나 피곤해. 먼저 잘게.” 말을 마치고 강서윤은 침실로 들어갔다. 문석진은 강서윤이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걱정스럽던 눈빛이 점차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는 저택에 온 지 꽤 되었지만 아직 2층에 올라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언젠가 꼭 널 내 손에 넣고 말 거야!” 문석진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다음 날 아침, 강서윤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류민희와 임원들이 회의실에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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