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장
별장 2층의 어느 한 방.
남자와 여자의 옷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찢겨진 스타킹은 소파에 반쯤 걸린 채로 있었다.
부원주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나른한 자태로 담배를 피웠다.
얼굴이 붉어진 채로 옆에 누워 있는 여인은 방금의 황홀함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휴대폰이 진동을 하자 부원주는 연기를 내뿜으며 차분히 전화를 받았다.
주우민은 정중하게 보고를 했다.
“형, 이씨네 집안에서 강씨 집안하고 혼약을 취소한다는 기자 회견을 열었어요. 그리고 인터넷에 강지태가 한 연예인과 호텔을 드나들었다는 뉴스가 올라왔어요. 바람을 피우고 있는 모양이에요.”
“참나.”
부원주는 경멸스런 미소를 띠었다.
“그 여자만 끔찍이 시랑하는 줄 알았더니만 나하고 별반 다를 바가 없네.”
주우민이 물었다.
“그럼 이씨네 집...”
부원주는 잠시 고민하다 답했다.
“계속 감시하고 있어. 거짓으로 약혼 취소한 걸 수도 있으니까.”
“네. 형.”
“특히 이소현 동향 잘 파악해. 수상한 점 있으면 바로 보고하고.”
“네.”
...
집에서 하루 종일 쉬어 겨우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던 이소현은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이틀 동안 잔잔함 속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다. 그녀와 가족들 모두 잘 지내고 있었다.
이소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파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
적어도 부원주 그 미친 놈이 더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을 건드리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회사로 출근하자 동료들이 인사를 건네왔다.
이소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예의 바르게 응대했고 검은 중굽의 하이힐을 밟으며 사무실에 들어섰다.
반드시 직업복과 검정 구두를 신어야 한다는 회사만의 복장 요구 사항이 존재했었다.
하여 이소현은 오늘 검정색 정장 차림에 머리를 위로 깔끔하게 묶은 뒤 커버 파운데이션으로 다크서클을 감추고 복고풍 립스틱으로 활기를 돋구었다.
며칠 전과 상반된 그녀의 모습을 보아 방금 실연을 겪었다는 걸 전혀 눈치챌 수 없을 정도였다.
책임자는 세 가지 새로운 사건들을 배정해 주었고 이소현은 곧 업무에 집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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