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장
“널 죽여서 뭐 해?”
강지태는 표정은 냉엄했다.
“전진서, 끝까지 입 다물고 있을 거면 나도 더는 봐줄 수가 없겠어.”
강지태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태야, 뭐 하려는 거야?”
창백한 얼굴에 눈물 자국이 채 마르지 않은 전진서의 모습은 처량해 보였다.
강지태의 눈빛은 여전히 쌀쌀하기만 했고 온몸에서 한기가 맴돌았다.
그는 그녀의 물음에 바로 답하지 않고 곧장 발걸음을 돌렸다.
“지태야! 가지 마!”
전진서는 비참하게 소리를 냅다 질렀다.
“조금만 더 옆에 있어 주면 안 돼?”
그녀는 슬픔에 벅차 애처롭게 애걸했다.
“거기에서 한 달 동안 인간답지 못한 수치를 당했었어! 내가... 내가...”
전진서는 흐느껴 울며 말을 이었다.
“짐승만도 못한 놈들이 내 몸을 더럽혔어! 그놈들은 사람도 아니야! 전부 죽어 마땅한 짐승들이야! 얻어맞는 건 일상이고 음식으로 나온 만두에는 쉰 냄새가 나는 것도 모자라 흰죽은 그저 물이었어. 먹는 음식들이 돼지 사료보다도 못했어! 지태야, 나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그거 알아?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나한테 남은 유일한 희망이 너였어... 널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야...”
그녀를 등지고 서 있는 강지태의 꼿꼿한 자태는 차가운 기운을 풍겼다.
그는 자신의 비참했던 과거를 하소연하는 이소현의 말을 들으며 얼굴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계속하여 코를 훌쩍이며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스스로한테 다짐하곤 했었어. 살아 있어야 널 만날 수 있을 거잖아. 그대로 죽어버리면 다시는 널 볼 수가 없으니까...”
“지태야, 제발 제발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돼? 나 미칠 것 같아? 눈만 감으며 그 짐승들이 내 몸으로 기어오르는 모습들이 떠올라... 육체적인 고통보다 마음의 고통이 수천 배는 힘들어...”
전진서는 말을 덧붙였다.
“조금만 더 옆에 있어주면 안 돼? 날 욕해도 돼... 흑흑흑... 가지 마... 나 떠나지 마... 제발... 나 진짜... 너 보고 싶었단 말이야... 넌 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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