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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일행은 한참 동안 계속 같이 술을 마시다가 하나둘 떠났고 마지막엔 심유정 혼자 룸 안에 앉아 술을 한 잔씩 들이켰다. 한 번도 이렇게 망나니로 굴었던 적이 없다. 학교 다닐 땐 늘 남들이 부러워하는 우등생이었고 모범생 이미지에 갇혀 그녀 본인도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았을 때가 송성진을 만난 해였다. 성적이 좋지 않고 학급에서 늘 왕따당하고 따돌림을 당했는데 볼 때마다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이 심유정의 뇌리에 남았다. 그녀가 몇 번이나 나서서 그를 도와주자 송성진은 그때부터 그녀 옆에 들러붙었다. 나중에야 심유정은 송성진 주위에 여자가 많고 자기 주변 친구들 전부 그를 좋아하며 자신조차 그와 친구로 지내는 동안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두 사람은 3년 동안 만났고 심유정은 졸업 후 부모님을 뵌 뒤 결혼할 생각으로 데려갔지만 하림은 송성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송성진이 지나치게 잔꾀를 부린다는 생각에 돈을 주고 송성진을 해외로 보낸 뒤 온서빈과 소개팅을 주선했다. 사실 처음에는 온서빈을 싫어했다. 송성진이 떠난 건 그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송성진의 자리를 차지했고 당시 그녀는 절대 그에게 빠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온서빈은 심유정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했고 그녀가 이유를 물을 때마다 온서빈은 자신의 마음속에서는 그녀가 가장 소중하며 심유정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고 버릴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녀는 그의 아낌없는 사랑에 감동을 받고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송성진이 돌아왔다.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사랑에 휩싸인 그녀는 다시 한번 온서빈을 외면했다. 온서빈이 아니었다면 지금 남자 친구는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송성진이며 그녀도 송성진을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매번 송은영 일행이 나서서 부추기며 그녀와 송성진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때마다 거절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에도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심유정은 이게 마지막이고 앞으로 송성진을 그저 친구로만 생각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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