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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시간은 빠르게 흘러 주말이 되었다. 신지수는 아침부터 노현호의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집으로 와서 아침을 먹으라는 연락이었다. 신지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노씨 가문의 운전기사가 이미 학교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현호가 그녀를 후계자로 생각한 것에 대해 신지수는 비록 거절했지만, 노현호도 그녀의 거절을 거절해버렸다. 신지수는 야망이 넘치는 노현호의 자손들과 경쟁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유일하게 원했던 것은 노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온 의술과 제약에 관한 지식이었다. 이 두 가지만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전화를 끊은 후 신지수는 가방을 정리하고 학교 밖으로 나와 노씨 가문이 보낸 운전기사의 차에 올라탔다. 노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마침 아침 8시 정각이었다. “고모!” 내리자마자 챙챙한 목소리가 들려와 신지수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찬란한 웃음을 짓고 있는 노해서가 서 있었다. 신지수가 입을 열었다. “방금 옷 씻은 거야?” 노해서는 멈칫하더니 이내 민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혹시 나한테서 땀 냄새 나요?” 노해서는 이내 팔을 들며 킁킁 냄새를 맡았다. 신지수는 빨갛게 얼어버린 그녀의 손을 가리켰다. 비록 곧 초여름이긴 했지만 물은 아직 차가웠던지라 손빨래를 하기엔 손이 시렸다. 노해서는 민망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모, 얼른 들어가요. 증조할아버지께서 고모를 기다리고 계세요.” 신지수는 간단히 대답한 뒤 더 묻지 않고 느긋하게 따라 들어갔다. 노씨 가문의 거실에 집안사람 모두가 모여있었다. 오로지 노현호의 옆자리만 비어있었다. 노현호가 특별히 그녀를 위해 남겨둔 자리였다. “지수야, 얼른 이리 와서 앉아라.” 노현호는 자애로운 얼굴로 신지수를 보며 손짓했다. 신지수는 바로 걸음을 옮겨 그의 곁에 앉았다. 노현호가 수저를 들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도 수저를 들었다. 노현호는 웃어른이었던지라 아무도 감히 신지수에게 불만을 드러낼 수 없었다. 설령 불만이 있다고 해도 속으로만 생각할 뿐 입 밖으로 낼 엄두가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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