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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장

이도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대기해 있던 사람들은 바로 열쇠를 꺼내 철문을 열고 공손하게 양쪽으로 물러섰다. 신지수가 안을 들여다보니 철문 뒤에는 방이 하나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임시로 설치된 수술실이었다. 방 한가운데 놓인 침대에는 한 사람이 누워 있었는데 옆 장비들에서 비치는 바이탈에 의하면 생명 징후가 미약했다. 기계에 의존해 목숨을 이어 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20억을 쉽게 벌 수 있는 건 아니네.’ 신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소매를 걷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도하도 긴 다리를 들어 방에 들어서자 곧바로 부하들이 의자를 가져왔다. 그는 적당한 거리에 앉아 있었는데 전체 과정을 빠짐없이 지쳐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신지수는 개의치 않고 환자의 맥을 짚기 시작했다. 맥은 약해서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여서 오랜 시간 진맥한 후에야 환자의 병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미 치료된 외상을 제외하고 가장 심각한 것은 경맥 역행으로 인한 손상과 걷잡을 수 없는 한기가 몸에 들어간 것이었다. 신지수는 휴대하고 다니던 침 자루를 열었다. 줄지어 늘어선 은침들은 조명 아래서 유난히 빛났다. 신지수의 손놀림에 따라 은침 하나하나가 환자의 혈 자리에 정확하게 꽂혔다. 신속하고 정확한 움직임은 매끄럽게 이어졌다. 순식간에 환자의 몸은 마치 고슴도치처럼 침으로 뒤덮였다. 신지수가 침을 놓는 동안 그 누구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신지수도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신중한 표정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모든 혈 자리에 침을 꽂은 후 신지수는 직접 약을 지어 은침을 통해 천천히 환자의 몸에 스며들게 했다. 그러자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이 몸을 살짝 움직였다. 그로 인해 바이탈이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기존대로 돌아왔다. 침을 놓는 과정은 이제 시작이었다. 시간이 일분 일 초 흘러가고 마지막 단계를 완성한 신지수는 모든 침을 빼낸 후에야 아픈 손목을 주무르며 입을 열었다. “다 됐어요. 이제 괜찮을 겁니다.” 신지수는 환자의 막힌 경맥을 뚫어줬을 뿐만 아니라 체내에 고여있던 한기도 거의 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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