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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장

신지수는 상대방의 모습을 전부 머릿속에 각인시키려는 듯 몇 초 동안 그림자를 응시했다. 그러더니 강민아를 안고 두 번째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재빨리 구르며 아파트 안으로 후퇴했다. 그 순간 정씨 가문 부하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위층을 올려다보며 곧바로 달려들어 남자를 잡을 준비를 했다. “강민아, 조금만 버텨. 조금만...” 신지수는 가지고 있던 침 가방을 꺼내 재빨리 펼쳐 강민아에게 침을 놓았다. 배운 의술을 전부 썼지만 강민아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맥박도 심장 박동도 전부 그 총성 한 번에 멈춰버리고 말았다. 신지수는 고통스럽게 얼굴을 감쌌다. 손가락 사이로 피와 함께 눈물이 흘러내렸다. “밥 같이 먹기로 했잖아. 내가 음식도 다 했는데, 네가 좋아하는 음식 다 했는데...” 미처 전해주지 못한 열쇠도 피로 물들었다. 신지수는 무릎을 꿇고 앉은 채 몸을 웅크렸다. 목을 조르는 통증이 온몸에 퍼져 어깨가 심하게 떨리며 쉰 목소리로 애처로운 음절만 내뱉을 뿐이었다.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어. 다 나 때문이야...” 신지수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그믐날 밤, 창밖의 폭죽과 불꽃놀이를 보며 강민아가 하얗고 통통한 만둣국을 들고 왔던 게 떠올랐다. 술에 취한 그녀가 활기차게 했던 말도 기억한다. “난 바다로 갈 거야. 저 바다 끝이 어떤지 보고 싶어.” 금성 정씨 가문에서 벗어난 뒤 강민아가 가장 먼저 자신을 맞아주며 액운을 쫓는다는 소금이 한 움큼 담긴 작은 천 가방을 직접 만들어 건네준 것도 기억한다. 신지수는 주머니에서 천 가방을 꺼냈다. 서투른 바느질 때문에 모양새가 그다지 예쁘지 않았고 이따금 소금이 조금씩 새어 나와 주머니가 소금 알갱이로 가득 차기도 했다. 지난번에는 요리할 때 소금 떨어질 걱정은 없겠다고 농담으로 강민아를 놀리기도 했다. 하지만 강민아는 절대 빼지 말고 꼭 수시로 갖고 다니며 액운을 없애야 한다고 당부했다. ‘근데 강민아, 널 위해서는 왜 만들지 않았어. 아니면 나랑 친구로 지낸 게 큰 실수였나.’ 신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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