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장

분위기에 적막이 감돌았다. “하하하...” 정진구가 큰 소리로 웃자 한 줄기 빛이 갈색의 동공 사이로 스쳐 지나갔다. 서다희가 제대로 맞췄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정진구의 웃음이 멈추고 느긋한 말이 들렸다. “틀렸어.” 손가락을 튕겼다. “내쫓아.” 두 부하에게 양쪽 팔이 잡힌 채 끌려 나가는 서다희는 어안이 벙벙해지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틀렸다고? 정진구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도 안 돼!’ “정 대표님, 설마 신지수를 놓아주실 건가요?” 신지수는 그에게 상생 벌레를 넣어두고 두 손을 부러뜨렸는데 복수는커녕 이대로 놓아준다니. 하지만 정진구는 이를 무시했다. 별장의 문이 열리고 서다희는 부하 두 명에게 쫓겨났다. 멀지 않은 수풀 속에 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파파라치들이 배우 서다희와 정씨 가문 가주 정진구 사이를 포착해 한 줌의 가십거리를 얻으려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려도 아무런 낌새가 안 보이던 별장 문이 드디어 오늘 열렸다. “빨리, 빨리 찍어!’ “엥? 그냥 도우미잖아. 난 또 뭐 대단하다고.” “도우미가 어때서? 정씨 가문에서 일하니까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몰라. 가자, 우리가 가서 뭔가 알아낼 게 없는지 보자고.” 두 파파라치가 서다희를 향해 달려가면서 말했다. 도우미 옷을 입은 서다희는 흉한 모습 때문에 습관적으로 얼굴을 숙이고 사람들을 쳐다보지 못했다. 특히 파파라치 두 명에 둘러싸인 서다희는 동공이 움츠러들며 공포에 질려 도망쳤다. 이런 모습으로 사진 찍히면 안 된다! 파파라치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엇, 아줌마! 왜 도망가요?” 아줌마라는 소리에 서다희는 멈칫하며 걸음이 느려졌고 파파라치들은 바로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고 능숙하게 말을 건넸다. “아주머니, 여기 정씨 가문에서 일하시죠? 그럼 혹시 서다희라는 여자 연예인 알아요? 얼마 전까지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는데...” 파파라치가 한창 물어보는데 옆에 있던 동료가 말렸다. “그만해, 아직 다 못 물어봤어!” 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