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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장

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육서진의 목에 파편이 가까이 있었고 그걸 들고 있는 사람은 바로 뒤에서 그를 붙잡은 신지수였다. ‘쓸모없는 놈!’ 이 모습을 본 육상철은 눈을 감더니 피를 토하고 말았다. “할아버지!” 육서진은 급한 마음에 육상철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만 신지수에게 제지당했다. “움직이지 마!” 신지수는 육서진의 목에 파편을 들이댔다. 조금 전 침실에서 육서진은 육씨 가문으로 달려드는 수많은 군용차를 보고 당황해서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기회를 포착한 신지수는 즉시 그를 인질로 삼아 육씨 가문에서 무사히 탈출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삼았다. 하지만 군용차를 몰고 육씨 가문으로 돌진해 육씨 가문을 초토화할 뻔한 인물이 이도하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신지수는 육서진을 잡은 채 계단으로 걸어가서는 발로 차서 그를 쓰러뜨렸다. 그리고는 이도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 “그쪽이 오니까 마음이 놓이네요.” 그 말을 끝으로 신지수는 더 이상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계단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이도하는 돌풍처럼 사람들을 휩쓸고 지나가더니 쓰러진 신지수의 몸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녀의 체온은 무서울 정도로 뜨거웠고 손바닥은 피투성이가 된 채 파편을 꽉 움켜쥐고 놓지 않았으며 팔도 긁힌 상처가 가득했다. 이도하는 신지수의 손을 조금씩 풀어 파편을 밖으로 던졌다. 신지수를 안아 든 이도하는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진 육상철과 넘어져서 이마에 피가 흐르는 육서진을 바라보았다. “육씨 가문에서 제대로 한 건 했네요.” 그 말에 담긴 살기를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머리 위 조명이 번뜩이다가 그대로 폭발했다. 밖에서 칼바람이 불어오는 추운 날이었지만 별장 안의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군림하는 왕이 노했으니 그 시체가 대지를 덮으리라! 육상철은 다시 한번 피를 뱉어내며 힘겹게 말했다. “이 대표, 한 번만 봐주게. 지수가 자네 사람인 줄 몰랐어. 안 그러면... 이런 짓을 하지 않았을 거야.” 진심이었다. 신지수가 이도하의 여자라는 걸 알았더라면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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