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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장

냉랭한 신지수의 태도에 육서진은 또다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기분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이 신지수를 아내로 맞이하라는 것이었기에 마음속 불만을 꾹꾹 눌러 담고 마지못해 신지수 쪽으로 따라갔다. 버스 안에 있던 학생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며 웅성거렸다. “대체 무슨 상황이지?” “육서진은 원래 신윤아랑 커플인 거 아니었어? 아무리 신윤아가 안 왔다고 해도... 신지수랑은 너무 가까이 있는 거 아냐?” 누군가 혀를 차며 한마디 했다. “모르겠다. 진짜 재벌가 일은 복잡하네.” 육서진과 신지수의 약혼식은 성대한 행사로 온 도시의 주목을 받았지만 육서진은 결국 결혼식장에서 도망쳤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신윤아 때문이었고 이 소문은 도시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신윤아를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지수를 박힌 돌을 빼내는 굴러들어온 돌로 여기며 불쑥 나타난 ‘찐 재벌가 아가씨’가 신윤아의 행복을 가로챘고 결국 신윤아가 손목을 그을 정도로 몰아넣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육서진이 약혼식도 제쳐 두고 신윤아의 병상 곁을 지킬 때 외부 사람들은 이를 로맨틱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신지수가 육서진과 또다시 엮이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버스 안에 있던 학생들은 대부분 신윤아의 편이었는지라 그 장면을 보자 분노에 찼다. “신지수, 아직도 미련이 남았나 봐. 윤아가 없는 틈을 타서 또 끼어들려는 거지. 진짜 뻔뻔하다!” “쳇! 난 저런 사람들 정말 싫더라!” 이전에 신윤아에게 상황을 알려줬던 여학생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으쓱했다. “걱정 마. 윤아가 이미 오는 중이래. 그때까지 우리가 육서진을 잘 지켜서 신지수가 기회를 얻지 못하게 막자고!” “좋아. 그렇게 하자!” 그렇게 몇몇 학생들이 짐을 버스에 두고 신지수와 육서진을 뒤따라갔다. 그러나 버스 안에는 또 다른 의견을 가진 학생들도 있었다. “이게 왜 신지수 잘못이야? 눈 달린 사람은 다 봤을 텐데... 육서진이 먼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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