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성재야, 우린 이미 헤어졌는데 계속 이렇게 만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할 얘기 있으면 하고 없으면 먼저 갈게.”
몇 초 동안 기다렸지만 그래도 육성재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자 그냥 돌아섰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귀청이 째질 듯한 클랙슨 소리가 들려왔다. 임하나는 눈살을 찌푸리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육성재는 차를 몰고 쫓아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더니 육성재는 차에서 내려 곧장 임하나에게 다가갔다.
그는 임하나의 앞길을 막고 고집스러운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타!”
아침이라 기숙사 밑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다. 두 사람이 이렇게 서 있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아 임하나는 화를 참으며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물어볼 게 있어.”
“여기서 물어보면 되지 왜 꼭 차에 타라는 건데?”
말문이 막혀버린 육성재는 더는 차에 타라고 강요하지 않고 그녀의 두 눈을 보며 물었다.
“그 사람 어젯밤에 쭉 여기 있었어?”
임하나는 순간 멈칫했다. 그가 말한 그 사람이 육현우인 걸 알고 있었지만 폐를 끼칠 순 없어 바로 부정했다.
“아니.”
“아니라고? 나 밑에서 밤새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다가 방금 급히 가는 거 봤어.”
육성재는 마치 차인 사람이 그인 것처럼 말투에 분노와 의심이 가득했다.
그는 임하나를 배신하고 상처를 준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과 임하나를 버린 것도 자신이라는 걸 잊은 듯했다.
임하나와 육현우가 밤을 함께 보냈다는 생각만 하면 육성재는 괴로워서 미칠 것만 같아 달려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임하나의 태도에 그는 더 괴로웠다.
육성재는 임하나의 손목을 꽉 잡았다. 두 눈에서 당장이라도 분노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너희 대표가 널 특별히 중요시한다고 이현이가 말했을 때 믿지 않았었는데 인제 보니까 사실이네? 너랑 육현우 둘이 뭔가 있어?”
마지막 한마디는 그녀와 육현우가 무슨 부정당한 관계라도 되는 것처럼 들렸다.
화가 난 임하나가 손을 빼내려 했지만 육성재가 더 꽉 쥐어서 그냥 포기했다. 임하나는 그를 덤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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