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대표님, 제발 믿어주세요. 저 진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소이현은 무척이나 가엽게 울었다. 하지만 육현우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임하나에게만 시선이 머물러 있었다.
“한 비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겠지?”
“네, 대표님.”
한승호는 대답을 마치고 소이현에게 말했다.
“소이현 씨, 우리랑 함께 가시죠.”
육성재가 화들짝 놀랐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 같은데...’
그가 말하려는데 소이현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대표님, 저한테 이러시면 안 돼요. 전 사모님이 시키신 대로 한 거라고요. 만약 절 잡는다면 사모님도 책임을 면할 수 없어요.”
소이현은 말하면서 휴대 전화를 꺼내 문자 기록을 보여주었다.
“이건 사모님이 저한테 보낸 문자예요. 전 그저 사모님께 잘 보이려고 그랬을 뿐이에요. 저랑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한승호가 휴대 전화를 확인했는데 정말로 이지영의 번호였고 내용은 이러했다.
[사모님, 저랑 하나 같은 기숙사거든요.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무조건 도와드릴게요.]
[그래요? 그럼 그냥 사라지게 해줘요.]
짧은 문자 한 통이 많은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일이 이지영과 연관이 있다는 건 확실했다.
“대표님...”
한승호는 휴대 전화를 육현우에게 건넸다.
임하나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문자 내용이 무엇인지 알지는 못했지만 육현우의 표정이 확 굳어진 건 알아챘다. 이 일이 이지영과도 연관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어쨌거나 육현우가 평소에 잘해줬고 임하나도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때 임하나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이 일 그냥 여기까지 하죠. 더는... 추궁하고 싶지 않아요.”
“추궁하기 싫다고요?”
육현우는 어두운 눈빛으로 임하나를 쳐다보았다.
“저 사람들이 하나 씨 죽일 뻔했어요.”
임하나가 고개를 내저었다.
“됐어요. 그냥 여기까지 해요.”
소이현의 두 눈에 우쭐함이 스쳤다. 이지영 얘기를 꺼내면 육현우가 무조건 감쌀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내가 끝까지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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