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미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임하나의 손목을 잡고 벽 쪽으로 밀었다.
“인하 씨?”
임하나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남학생을 본 순간 거의 혼비백산했다.
‘언제 따라왔지? 어쩜 아무런 소리도 없어?’
도망치고 싶었지만 강인하가 두 팔로 가둬 놓은 바람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강인하는 그녀에게 바짝 다가가 건들건들하게 웃었다.
“내 이름 벌써 기억했어요? 나한테 관심 있어요? 하고 싶어서?”
강인하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그런지 임하나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그는 틈만 나면 여학생을 안기 좋아하고 변태 기질이 넘치는 사람이니 말이다.
임하나가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아요!”
“그래요?”
강인하는 실눈을 뜨고 저쪽에서 스킨십을 하고 있는 커플을 힐끗거렸다.
“아는 사람들이에요?”
임하나는 바로 부인했다.
“아니요.”
“모르는 사람들인데 왜 그렇게 속상한 표정을 지어요?”
강인하는 임하나를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 웃으면서 빤히 보았다.
“그런 거 아니에요!”
강인하가 피식 웃었다.
“그럼 남이 하는 거 훔쳐보기 좋아하나 봐요?”
임하나의 두 볼이 살짝 빨개졌다.
“아니에요.”
그는 그녀의 아래턱을 잡았다.
“아니라는 말밖에 할 줄 몰라요?”
임하나는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강인하는 계속 일부러 왜곡하니까. 아래턱을 하도 꽉 쥐어서 아픔이 밀려온 임하나는 이를 꽉 깨물고 그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눈빛은 강인하에게 그 어떤 협박도 되지 않았고 되레 새끼 호랑이처럼 귀엽기만 했다.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남자 꼬셔요?”
임하나에게 어찌나 바짝 다가갔는지 하마터면 입술과 닿을 뻔했다. 화들짝 놀란 임하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창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 저 여자 봤어요?”
강인하가 계속하여 말했다.
“소이현이라고 하는데 내 전 여자 친구예요.”
그 소리에 임하나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뭐라고요?”
“많이 놀랐나 봐요?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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