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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소이현이 임하나를 보며 사원증을 내밀었다. “나도 입사했으니, 이제부터는 동료야.” 임하나는 그녀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 정말 짜증 나네.” 소이현이 의아한 반응을 보이자, 임하나가 한 마디 덧붙였다. “내 말은 예전에 너랑 친구로 지내고 룸메이트로 지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이 나빴고 졸업하고 나서 겨우 널 떨쳐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동료로 만나게 된 것이 정말 짜증 난다는 얘기야. 너 정말 떼어낼 수도 없는 귀신같이 붙어 다니네?” 임하나의 진지한 얼굴에서 나온 이 말에 소이현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그녀는 임하나가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 몰랐다. 평소에 다른 사람에게 아무리 무시당해도 반응하지 않던 임하나가 오늘은 완전히 달라 보였다. 소이현은 당황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임하나가 문을 열고 나갔다. 사무실로 돌아오자, 육현우는 화상 회의를 하고 있었다. 육현우는 임하나가 돌아온 것을 보고 손을 살짝 들었다. “육 대표님...” “커피 좀 타줘요.” “네.” 임하나는 탕비실로 가서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렸다. 그러면서 화장실에서 소이현을 만났던 것을 생각하자 다시 기분이 나빠졌다. 평소에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는 임하나였지만,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 소이현이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임하나에게는 큰 불편이었다. ... 육현우는 화상 회의를 마치고, 의자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임하나는 육현우가 얼마나 바쁜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직접 보고 나서야 그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때 임하나가 커피를 담은 잔과 작은 접시에 설탕 두 조각을 담아 육현우에게 다가갔다. “대표님, 커피 나왔습니다.” 커피를 책상 위에 놓았을 때 육현우가 의자를 돌려 자세를 고쳐 앉았고, 임하나는 그가 팔찌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임하나의 팔찌였는데, 캠핑 때 실수로 두고 온 것이었다. 육현우는 그녀에게 누구의 물건인지 아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바로 버렸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가지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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