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0장
김아영이 멈칫했다.
“...”
한승호가 김아영의 발등을 톡톡 건드리더니 말했다.
“발 들어요.”
김아영은 조건 반사처럼 발을 들었다. 한승호는 손으로 차가워진 김아영의 발을 꼭 쥐더니 가볍게 털고는 신발을 신겨 주었다.
한승호의 동작은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김아영은 그런 한승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한승호는 충실한 노예처럼 김아영의 발치를 맴돌았다.
이런 기이한 체험은 처음이었다. 마치 사나운 야수를 길들이는 데 성공했고 통나무에 꽃이 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김아영은 그런 한승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신효신은 옆에서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김아영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신효신은 점점 마음이 착잡해졌다.
“됐어요.”
한승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아영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한승호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김아영의 허리를 감쌌다.
한 사람은 눈까풀을 들고 한 사람은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시선이 마주치자 핑크빛 물결이 감돌았다.
반면에 신효신은 걷잡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얘들아, 손님 나가신다.”
신효신이 몸을 홱 돌리더니 밖으로 향했다. 문 앞까지 걸어갔는데 김아영이 그를 불러세웠다.
“신효신 씨.”
신효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김아영의 말을 고분고분 들어주기 싫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신효신의 다리는 생각과 달리 그 자리에 우뚝 멈췄다.
“여강석 씨 돌아왔어요?”
이틀을 갇혀 있으면서도 김아영이 제일 알고 싶은 건 이것이었다.
신효신이 차갑게 말했다.
“형님 이미 임하은 씨 만나러 갔어요. 걱정하지 마요.”
“다행이네요.”
김아영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여강석 씨가 갔으니 언니도 이제 살았다.’
신효신이 멈칫하더니 말했다.
“1번 카지노는 복잡한 곳이니 앞으로 다시는 오지 마요.”
이 말에 김아영이 넋을 잃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신효신은 이미 가고 없었다.
...
한승호는 김아영을 데리고 1번 카지노를 빠져나갔다.
크게 앓기도 했고 깨어서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그런지 길을 걷는데 몸에 힘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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