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장
멍하니 앉아 있는 그녀는 타오르는 차를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곁에는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진 임하은이 누워있었다.
이때 누군가 그녀의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육현우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물었다.
“하나는요?”
잔뜩 화난 그를 바라보다 피식 웃던 연은아가 타오르는 자동차를 가리켰다.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으로 바라보던 육현우의 시야에 어렴풋이 사람의 그림자가 들어왔다.
순간 온몸의 피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거칠게 연은아를 뿌리친 육현우가 타오르는 차를 향해 다가갔다.
“현우야, 정신 차려. 지금 가면 너도 죽어.”
김정우가 그의 팔을 잡았다.
하지만 김정우의 팔도 뿌리친 육현우는 여전히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려 했다.
“육현우! 제발!”
김정우는 있는 힘껏 육현우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바로 이때, 구급차와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고 임하은은 곧 구조 대원들의 손에 구급차에 탑승했다.
“김정우, 이거 놔!”
눈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육현우는 지금 당장이라도 불길 속으로 뛰어들 기세였다.
평소 침착하고 도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그였지만 김정우 역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그를 막았다.
“육현우! 너도 죽고 싶어!”
다급하게 다가온 소방대가 호스를 열려던 그때 펑 하는 거대한 폭발음이 현장에 있는 모두를 덮쳤다.
김정우는 본능적으로 육현우를 아래로 잡아끌려 했지만 그의 몸은 도로에 박히기라도 한 듯 꿋꿋하기만 했다.
그렇게 육현우는 눈 한 번 깜박하지 않은 채 폭발을 지켜보았다.
뜨거운 화염이 그의 눈동자를 태우려 했지만 그 순간, 불길 속에 임하나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육현우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하나 씨!”
환영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임하나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젓더니 그대로 불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 그녀를 잡으려 손을 뻗어보았지만 손에 잡히는 건 공허함뿐이었다.
이마에 핏줄이 터질 듯이 튀어 오른 육현우가 처참하게 소리쳤다.
“하나 씨!”
이런 슬픔은 처음이었다.
오장육부가 찢어진다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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