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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장

육현우와 김정우같이 포스 강한 거물 앞에서 진우석은 순한 양에 불과했다. 그가 하는 말은 일반인에게나 효과가 있었다. 예를 들면 임하나. 임하나는 이미 진우석의 말에 휩쓸려 임하은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육현우와 김정우 앞에서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전부 헛소리에 불과했고 조금의 타격도 없었다. 그러자 이내 기세가 꺾인 진우석은 죄책감을 느끼는 듯 시선을 피하더니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늘 아침 일찍 스프링 맨션에서 나오자마자 병원으로 왔잖아. 도착한 지 30분도 안 되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게 너무 이상하지 않아? 설마 직접 꾸민 일은 아니겠지?” 김정우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살며시 떠보았다. 그냥 무심코 던진 말인데 진우석은 표정이 돌변하더니 버럭 화를 내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김 대표, 말 너무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우리 엄마는 임하은 때문에 병원에 실려 왔어.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모양이나 본데 당시 현장에 있던 모든 경찰이 다 봤어. 왜 책임을 나한테 돌리려고 하는 거지?” 얼굴까지 빨개진 채로 열변을 토하는 그의 모습에 진우석은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궁긍해서 물어본 건데 왜 이렇게 오바해? 누가 보면 진짜 그런 줄 알겠네.” 진우석은 말문이 막혔고 그제야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육현우와 김정우는 마치 그가 한 모든 일을 꿰뚫고 있는 듯한 반응이었다. 진우석은 이곳에 오래 머물면 안 된다는 걸 깨닫고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돌아서서 떠났다. 그가 떠나자마자 김정우는 부하들에게 눈치를 줬다. “얼른 따라가.” 부하는 김정우의 지시를 받고 곧바로 움직였다. 잠시 후, 임하나는 임하은이 그린 클럽에서 경찰에 끌려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또 마음이 급해졌지만 이번에는 육현우를 재촉하지 않으려 애썼다. 큰코다치고 보니 이제는 막무가내로 행동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깨달았고 육현우가 가르친 것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차분하게 진정한 후 천천히 생각했다. 육현우는 전화 한 통을 받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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