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장
한승호는 뜬끔없이 자신을 부르는 그 자리에서 이상한 일이 생길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육현우는 그의 상사이기에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김정우도 이 점을 노리고 육현우에게 부탁했을 수도 있다.
한승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저녁에는 약혼녀랑 시간 보내기로 해서...”
이를 들은 육현우는 당시 신신당부했던 김정우의 말을 떠올렸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니까 슬기 씨랑 같이 와도 돼. 그분 용산에 친구도 없다며? 그러면 이런 자리 좋아할 거야. 물론 슬기 씨가 시간이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한승호는 어제까지 불평을 털어놓으며 투덜거렸던 윤슬기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한승호는 곧바로 윤슬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승호 오빠?”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한승호는 잠깐 멈칫했다.
“지금 어디예요?”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중이에요.”
윤슬기는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피한 듯 주변의 잡음이 들려오지 않았다.
“왜 이 시간에 전화했어요? 무슨 일 있어요?”
“별일은 아니고 저녁에 시간 괜찮아요? 같이 밥 먹을래요?”
“아...”
윤슬기는 잠깐 망설였다.
“오빠, 제가 오늘 우연히 친구를 만났거든요. 저녁 같이 먹기로 이미 친구랑 약속을 잡아서...”
한승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어쩔 수 없죠. 친구랑 시간 잘 보내요. 끝낼 때쯤에 주소 보내주면 제가 데리러 갈게요.”
“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한승호는 표정을 잔뜩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잡생각을 하기도 전에 동료가 서류를 들고 그를 찾아왔다.
그렇게 한참 동안 일에 집중하다가 핸드폰을 확인했을 땐 문자 메시지 폭탄이 잔뜩 쌓여있었다.
제일 위에 뜬 건 10초 전에 카드에서 400만 원이 빠져나갔다는 메시지였다.
윤슬기가 용산에 온 후로 한승호는 자신의 카드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평소에 지출하는 소액의 비용은 메시지가 오지 않으나 특정 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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