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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장

두 사람은 그렇게 침대에서 꽁냥거리다가 일어나서 씻었다. 육현우가 씻는 동안 임하나는 옷방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임하나가 씻는 동안 육현우는 뒤로 걸어와 백허그 하며 손을 임하나의 배에 갖다 대고는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더 커진 거 같은데?” “이제 다섯 달 되어가네요.” “진짜 빠르다.” 육현우가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며 눈빛을 감췄다. 이번 일로 육현우는 완전히 육씨 가문과 결렬하게 되었다. 육현우에게서 임하나는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못 받은 탓인지 육현우는 왠지 모르게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고독감을 뿜어냈다. 이는 임하나를 마음 아프게 했다. 임하나의 칫솔질이 느려졌다. 아이에 관한 일을 말해주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다. 하지만 임하은과 육성재의 말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언니는 육현우 씨가 진심이 아닐까 봐서 걱정이야.’ ‘너는 형이 진심이라고 생각해?’ ‘형이 너를 선택한 건 나한테 복수하기 위해서야.’ 임하나가 입술을 앙다물더니 치약을 뱉어내며 말했다. “현우 씨, 왜 나예요?” 육현우가 큰 손으로 임하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한참 고민하더니 말했다. “모르겠어요...” “...” 임하나는 말문이 막혔다. ‘모른다고?’ 마음이 덜컹했다. 이게 무슨 대답이란 말인가. 더 묻고 싶었지만 마침 육현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육현우는 임하나의 허리에 감쌌던 손을 풀더니 전화 받으러 나갔다. 임하나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잠깐 솟구쳐 올랐던 충동은 이미 식어가고 없었다. ... 육현우는 서재에 처리할 서류가 있다고 해서 임하나는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침은 이미 준비되었고 제때 테이블에 올라왔다. 임하나는 주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이옥자가 혼자 테이블에 앉아 있는 걸 보았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린 아침상이었지만 입맛이 없는 것 같았다. “할머니.” 임하나가 그쪽으로 걸어가 보니 이옥자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이옥자는 연세가 있었지만 아직 동심을 유지했다. 젊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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