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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장

임하은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임하나는 병실에서 빠져나갔다. 임하나는 묻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가 물으면 임하은이 무조건 대답해 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임하나는 그 대답이 무서웠다. 임하나는 생각에 잠긴 채 뜨거운 물을 받다가 실수로 손등을 크게 뎄고 순간 온수병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다행히 발을 다치지는 않았다. 임하은은 간호사한테서 약을 받아와 발라주며 눈물을 떨궜다. 그런 임하은의 모습에 임하나도 마음이 먹먹해져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언니...” “멀쩡한 손을 이렇게 다쳤으니.” 임하은의 목소리도 심하게 떨렸다. 말하면 말할수록 눈물이 점점 더 흘러나왔다. 임하나는 얼른 휴지를 뽑아 임하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닦다보니 임하나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병실 안은 울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육현우는 아침을 들고 왔다가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임하은은 얼른 눈물을 닦아내며 육현우에게 말했다. “하나가 손을 다쳤어요. 혹시 부탁 하나...” 임하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육현우가 성큼성큼 걸어왔다. 임하나의 손등에 난 상처를 본 육현우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런 임하나를 마음 아파했다. 임하은은 육현우에게 연고를 건네주고는 단둘이 있을 수 있게 화장실로 향했다. 육현우는 의자를 가져와 옆에 앉더니 머리를 숙이고는 약을 발라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아침 사러 나간 거예요. 뜨거운 물도 놔뒀다가 내가 받아오면 되지 뭐가 급하다고 직접 받으러 간 거예요?” 임하나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나는 괜찮아요...” 육현우가 고개를 들고 임하나를 힐끔 쳐다봤다. “이게 괜찮은 거예요?” “이건 사고예요...” 육현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따 정우 부모님이 오실 거예요.” 임하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언니 데려가려고 온 거예요?” 육현우는 임하나가 얼마나 슬플지 짐작이 갔다. 지금 무슨 말을 하든 그녀 마음속의 경계와 슬픔을 위로할 수 없을 것이다. 육현우가 임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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