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장
임하나는 뜨거운 물을 받으러 나갔다가 밖에 서 있는 여강석과 마주쳤다.
비록 몇 번 만난 적이 있지만 만날 때마다 임하나는 여강석의 눈빛에 화들짝 놀랐다.
생긴 게 무서운 건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용모가 꽤 단정했다. 눈부시게 잘생긴 정도는 아니었지만 괜찮은 외모긴 했다.
하지만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는 게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 같았다. 서 있기만 해도 성격이 별로라는 느낌을 주었다.
평소 같았으면 임하나는 여강석을 보고 빙 에돌아 지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어젯밤에 임하은에게 수혈을 해준 걸 봐서는 겉보기에는 사나워 보일 수 있지만 절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임하나가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여강석 씨.”
여강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젠틀하게 인사했다.
“임하은 씨는 지금 어때요?”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 티브이 보고 있어요.”
임하나가 멈칫하더니 물었다.
“아니면 들어가 볼래요?”
여강석이 병실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괜찮겠죠?”
“네, 괜찮아요.”
임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강석은 입술을 앙다문 채 병실 문을 열었다.
문이 닫히자 임하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뜨거운 물을 좀 오래 받아야 하나?’
카운터를 지나가는데 임하나와 나이가 비슷한 간호사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임하나 씨, 아까 그 사람 누구예요? 형부예요?”
간호사가 오해한 것 같아 임하나가 얼른 설명했다.
“아니요. 그냥... 언니 친구예요.”
임하은이 언제 이런 친구를 사귀었는지 모르지만 여강석이 발 벗고 나서서 임하은에게 수혈했고 임하은도 여강석과 아는 사이라고 했으니 친구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간호사가 선망의 눈빛으로 말했다.
“올해 몇 살이래요? 솔로에요?”
임하나가 그 간호사를 보며 물었다.
“그건 왜 물어요.”
“헤헤.”
간호사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병실 앞에 꽤 오래 서 있었는데 너무 쿨하고 남자다운 것 같아서요. 혹시 괜찮으면 연락처 좀 알아봐 줄 수 있어요?”
임하나가 눈썹을 추켜세웠다.
“저런 스타일 좋아해요? 너무 무섭게 생기지 않았어요?”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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