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장
진우석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바로 고개를 숙여 서명했다.
그 모습을 본 박금희는 벽에 기대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안 돼! 서명하면 안 돼... 얼마나 어렵게 생긴 아이인데! 살아 있는 생명이라고!”
“아이의 생명은 소중하고, 우리 언니의 생명은 소중하지 않다는 거예요?”
임하나는 절규하듯 외쳤다. 평소에는 순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그녀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듯 소리 질렀다.
그 소리에 박금희는 깜짝 놀라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편, 담배 연기가 자욱한, 소란스럽고 혼란스러운 1번 카지노에서는 신효신이 문을 밀고 들어와 다급한 걸음으로 한 테이블로 다가갔다.
카드 게임이 막 시작되었고 이미 베팅이 걸려 있었다.
여강석이 메인 자리에 앉아 고개를 들어 신효신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야?”
신효신은 도박 테이블을 한 번 둘러보고 나서 여강석에게 중요한 게임인 것 같아 잠시 말을 아꼈다.
“이 판 끝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강석은 미간을 찌푸리며 곧바로 일어섰다.
“형님, 이제 곧 카드가 공개될 텐데요. 어디 가시려고요?”
여강석은 테이블 뒤로 돌아 나오며 말했다.
“이 판은 포기할 거야.”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수군대기 시작했다.
“포기한다고?”
“이렇게 좋은 패를 가지고 포기한다는 게 말이 돼?”
“그건 몇십억 원짜리 베팅이잖아!”
“무슨 일이래?”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뒤로한 채, 여강석은 문을 밀고 나와 화장실 세면대 앞에 서서 손을 씻었다.
신효신이 뒤따라오며 말했다.
“형님, 그렇게 좋은 패를 쥐고 왜 포기하셨어요?”
여강석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손을 씻고, 천천히 종이 타월을 뽑아 손을 닦았다.
“하은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네...”
여강석은 흠칫 동작을 멈추더니,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멍청한 녀석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
신효신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임하은 씨가... 대량 출혈로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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