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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장

임하은은 더 이상 박금희와 말다툼할 기운이 없었다. 그녀는 피곤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겨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박금희는 몸을 옆으로 틀어 문을 막았다. “너 방금 임하나랑 통화했니?” “네.” 임하은의 목소리에는 피로가 묻어났다. “전에 내가 말한 거 기억하지? 임하나한테 얘기했니? 뭐라 하디? 우리 우민이랑 사귀겠다고 하디?” 임하은은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하나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 이 얘기 그만하세요!” “너 거짓말하지 마!” 박금희는 믿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우석이한테 물어봤어. 우석이가 임하나에게 남자 친구가 없다고 했어. 그런데 임신은 했다며? 처음엔 우리 우민이에게 임하나가 과분하면 어떡하나 생각했어. 근데 이제 보니... 흠... 미혼모라는 거잖아? 우민이는 대학을 안 나왔지만, 외모만큼은 우리 마을에서 손에 꼽을 정도지. 마을에 우민이랑 결혼하고 싶어 하는 처녀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내가 다 거절했어... 우민이가 임하나를 좋아하니까 내가 양보하는 거야. 임하나만 마음을 정리하고 아이를 지우고 온다면 우민이와의 결혼을 허락할게.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가문에 시집온다 해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야.” 이 말을 듣고 나서 임하은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도련님이 마을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아요? 그렇다면 빨리 돌아가세요. 도련님의 결혼을 더 늦추지 마세요. 나중에 또 저를 탓하지 마시고요!” 말을 마친 임하은은 박금희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그녀를 밀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야! 너...” 박금희는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 지금 나를 쫓아내려는 거야?” 박금희는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임하은은 이미 침실로 들어가 문을 쾅 하고 잠가 버렸다. “쾅쾅쾅!” 박금희는 문을 거세게 두드렸다. 임하은은 베개로 머리를 감싸며 그 소리를 막아보려 했지만 끊임없는 잔소리와 욕설이 들려왔다. 오늘 하루 동안 겪은 모든 일이 떠오르며 임하은의 기분은 최악으로 치달았고, 결국 박금희의 자극으로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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