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육현우는 이지영에게 슬리퍼를 건넨 후, 이지영을 거실로 안내했다.
이지영은 뒤에서 그를 끌어안으며, 흥분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님... 불 켜지 말아요...”
육현우는 하루 종일 참아왔던 욕망이 그녀의 한마디에 불타올랐다. 그는 몸을 돌려 그녀의 손목을 잡아 소파로 끌고 갔다.
“육 대표님... 육 대표님...”
어둠 속에서 이지영의 목소리는 마치 찰랑이는 물결처럼 부드러웠다.
육현우는 이지영의 손목을 움켜쥐고 그녀의 간드러진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불길은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었다.
그가 움직이지 않자, 이지영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의 무릎 위에 앉았고, 그의 목을 감싸고 붉은 입술을 가까이 댔다.
육현우는 이지영의 손을 더욱 꽉 쥐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녀를 거부하고 있었다. 육현우는 온 힘을 다해 거부감을 억누르고 있었다.
이지영의 입술이 거의 닿으려는 순간, 방 안의 불이 갑자기 켜졌다.
갑작스러운 불빛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육현우가 얼굴을 살짝 돌리자, 이지영의 입술은 그의 얼굴에 닿았다.
“이 녀석,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어?”
익숙한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육현우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이지영을 옆으로 밀쳐냈다.
“할머니, 이렇게 늦게까지 안 주무셨어요?”
“자기는 뭘 자. 나이가 들면 잠이 얕아져서, 아래층에서 소리가 나길래 도둑이 든 줄 알았지.”
육현우는 물을 따르며 미소 지었다.
“그래서 도둑 잡으러 내려오신 거예요?”
할머니는 두 번 콧방귀를 뀌며, 이지영을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아가씨는 누구냐?”
육현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이지영이 급히 말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이지영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
할머니는 무심하게 대답하며,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려고도 하지 않는 듯했다.
“이렇게 늦었는데 우리 집에 왜 왔지?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자기 집에 가라니? 여기가 곧 내 집이 될 텐데...'
이지영은 잠시 머뭇거렸다. 이를 지켜보면서도 육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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