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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장

임하나는 육성재의 말을 아예 신경 쓰지 않았다. 걱정을 너무 많이 한 탓인지 임하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 소이현의 침대는 비어 있었다. 소이현은 육성재와 헤어진 후 숙소에 몇 번 오지 않았다. 덕분에 조용하긴 했다. 임하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향했다. 어젯밤에 샤워도 안 하고 바로 자서 몸이 끈적거리는 게 더러워 보였다. 그래서 임하나는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욕실에서 샤워했다. 임하나가 다 씻고 나왔을 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서 문을 열자 육성재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임하나는 문고리를 꽉 잡고 육성재가 못 들어오게 했다. “왜 또 왔어?” 육성재는 짙은 남색의 캐주얼한 옷차림에 이마 앞에 드리운 잔머리가 몇 가닥 보였다. 햇빛이 그의 등 뒤로 쏟아져 들어왔지만 임하나는 더 이상 마음이 떨리지 않았다. 육성재는 임하나의 헤어 캡을 보고 부드러운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방금 씻었어?” 임하나는 그 말을 듣고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육성재는 손으로 막았다. 그리고 손에 든 봉투를 보여주며 말했다. “너한테 옷 가져다 주려고 왔어.” 하지만 임하나는 보지도 않고 소리쳤다. “필요 없어! 나 입을 옷 있어!” 임하나는 발을 문에 대고 두 손에 힘을 주어 문을 힘껏 닫았다. 그러고는 신속히 문을 잠가 놓고 육성재를 완전히 밖에 떨어뜨린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말리러 갔다. 그런데 머리를 반쯤 말렸을 때 거울에 육성재의 얼굴이 보였다. “아!” 임하나는 너무 놀라 헤어드라이기를 세면대에 떨어트리고 경악한 듯한 표정으로 육성재를 노려보았다. “너 어떻게 들어왔어?” 분명 문을 잠가 놓았는데 말이다. 임하나는 말을 마치자마자 육성재의 손에 있는 키를 보았다. 임하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우리 숙소 키를 왜 네가 갖고 있어?” “이거?” 육성재는 손바닥을 내보이며 말했다. “소이현이 준 거야.” 임하나는 손을 뻗어 키를 빼앗으려고 했지만 육성재는 아주 쉽게 피했다. “내가 옷을 테이블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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