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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장

“네.” 육현우는 엘리베이터를 힐끗거렸다. “하나 씨 갔어요?” “네, 갔어요.” 이지영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알았어요. 할머니 간병인 찾았어요. 병원에 사람이 많아서 시끄러우면 집에 들어가요.” 육현우가 말했다. “시끄럽다니요. 전 그저 대표님이랑 할머니가 절 싫어할까 봐...” 고개를 푹 숙인 이지영의 두 눈에 슬픈 기색이 비쳤다. 그 모습에 육현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할머니 지금 지영 씨 예뻐하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럼 대표님은요?” 이지영의 두 눈에 기대가 담겨 있었다. “대표님은 절 좋아하세요?” 육현우는 순간 멈칫했다. 이지영의 직설적인 질문에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하면 이지영의 자존심을 건드릴까 봐 걱정이었다. 어쨌거나 먼저 잘못을 한 건 육현우였고 이지영을 집에 들인 건 한편으로 보상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만약 이지영에게 관심이 생기면 계속 관계를 이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날 밤이 육현우에게 그렇게 강렬한 느낌을 줄 줄은 몰랐다. 그날 이후로 이지영을 만날 때면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느낌이라고 하면 차라리 임하나에게 더... “알았어요...” 이지영은 실망 가득한 얼굴로 억지 미소를 쥐어짰다. “대표님, 제가 그렇게 싫다면 더는 별장에 있을 이유도 없네요. 오늘 돌아가서 짐 챙기고 나가겠습니다.” “지영 씨.” 육현우는 한참 망설이다가 말했다. “저녁에 같이 있어 줄게요.” 어찌 됐든 그는 책임을 다해야 했고 그와 이지영 사이에도 기회를 줘야 했다. 이지영이 놀란 얼굴로 돌아섰다. 눈빛이 달라졌고 입꼬리도 저도 모르게 씩 올라갔다. “정말요?” “네.” 마음이 복잡한 육현우와 달리 이지영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저녁에 대표님 기다릴게요.” “그래요.” 육현우는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먼저 회사 갈 테니까 저녁에 봐요.” “잘 가요.” 이지영은 엘리베이터에 타는 그를 보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늘 저녁에 꼭 잘 준비해서 대표님 마음 잡아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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