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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소윤정은 하준을 이해시키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앉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요즘 계속 이모네 집에서 지내고 있잖아? 엄마도 말했지? 아빠에게는 새로운 애인이 생길 거라고. 아빠는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 우리랑 함께 지낼 수 없을 거야.” 그녀는 하준에게 이 복잡한 삼각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기에 최대한 이 문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했다. 하지만 하준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말했다. “아니에요. 난 싫어요. 난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 하준이 점점 더 격렬하게 반항하자 소윤정은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달래려고 준비했다. 그때, 최성훈이 다가왔다. 그는 하준이의 앞에 앉더니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며 부드럽게 물었다. “왜 그래, 하준아?” 최성훈을 보자마자 하준은 서러움이 밀려와 눈가가 빨갛게 물들었다. “엄마가 아빠한테 새로운 애인이 생기면 우리 가족은 나뉘어질 거라고 말했어요. 아빠가 새 애인이랑 결혼하면 우리는 집에 돌아갈 수 없대요.” 아이의 눈은 눈물이 맺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고 몸은 감정적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보호를 잃은 새끼 새처럼 불안해 보였다. 최성훈은 한동안 아이를 바라보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누가 그래? 아빠가 새 애인이랑 결혼할 거라고.” 그 말을 하면서 그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졌고 소윤정을 바라보는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내가 새 아내를 들인다고? 왜 나는 모르는 일이지?” 소윤정은 그의 직설적인 반응에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아빠의 말을 들은 하준의 눈에 다시 빛이 돌기 시작했다. “정말이에요? 그럼 나랑 엄마도 다시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거예요?” 최성훈은 아이의 빛나는 눈을 바라보며 대답하지 않았고 그 대신 하준을 안아 들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차에 타자마자 운전사에게 명령했다. “최씨 가문 별장으로 가.” 하준은 그 말을 듣자마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손뼉을 치며 외쳤다. “완전 좋아요! 아빠도 우리랑 같이 집에 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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