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소윤정의 마지막 말은 결국 최성훈의 인내심을 시험했고 그의 분노를 자극했다. ‘수아 이모’라는 말을 입에 올리며 최성훈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을 때, 소윤정은 그의 눈에서 짙은 혐오와 함께 서늘한 살기를 느꼈다. 그렇다. 그녀는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다. 소윤정은 잘 알고 있었다. 강수아의 이름만 언급되면 최성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강수아에게 갈 것이라는 것을. 하준이 조금 있다가 실망하는 것보다는 지금 아이 기대를 확실하게 끊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본래 욕심이 많은 존재다. 한 번의 경험이 있으면 두 번째, 세 번째를 원하게 된다. 하준이 처음으로 최성훈의 품에 안겨본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뻐하고 행복해했는가. 하지만 한 번이 있으면 두 번째, 세 번째를 바랄 텐데 최성훈이 그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최성훈이 하준을 안아주었던 것은 단지 순간적인 충동이었을 뿐이다. 송이준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그의 마음 때문이었고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을 뿐이다. 이런 포옹에는 진정한 애정이 담겨 있지 않았고 단지 자신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린 하준은 어른들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 소윤정은 하준이 최성훈이 제공하는 가짜 따뜻함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윤정의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준은 여전히 최성훈의 목을 꼭 끌어안고 그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아이는 작은 머리를 최성훈의 어깨에 기댄 채, 여전히 친근하게 굴었다. “수아 이모가 누구예요? 왜 그 이모가 저보다 아빠를 더 필요로 해요?” “그 이모 어른이잖아요. 어른은 다들 독립적이지 않나요? 그런데 왜 그 이모는 아빠가 더 필요해요?” 하준은 어린아이다운 순수한 호기심으로 질문을 쏟아냈고 큰 눈으로 최성훈을 바라보며 슬프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이었다. 송이준은 소윤정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녀가 곤란해하는 것을 보고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는 하준에게 손을 내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