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소윤정은 크고 맑은 쌍꺼풀 있는 눈을 가졌는데 그 검은 눈동자는 깊고 깨끗한 먹색이었다.
그러나 그 눈빛은 한층 안개가 덮인 듯 사람을 바라볼 때 마치 아름다운 산수화를 품고 있는 듯이 보였다.
최성훈이 가까이 다가오자 소윤정은 눈을 들어 그를 보며 입가에 비웃음을 띄웠다.
“맞아요. 난 그분의 이름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어요. 성훈 씨한테야말로 그만한 자격이 있겠죠. 성훈 씨 같은 순정파도 이 세상에는 정말 드물어요.”
“왜 여기서 나를 붙잡고 있는 거예요? 당신 할 일이나 하러 가지.”
“빨리 가서 강수아 씨 모셔요. 아니면 성훈 씨가 모시는 그 여신님이 화를 내실지도 모르니까요.”
이제 더는 참지 않기로 했다.
예전에 소윤정은 최성훈을 사랑했고 그가 주는 모든 것을 참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사랑이 식었고 더 이상 최성훈을 참아줄 생각도 없었다.
이 말을 하며 소윤정은 자연스럽게 턱을 잡고 있던 손을 밀어내고 눈빛에는 살기를 띠었다.
마치 방금 복수를 위해 무덤에서 나온 귀신처럼 말이다.
최성훈은 지금까지 이런 소윤정을 본 적이 없었기에 순간 그녀의 강한 기운에 압도되어 멍하게 서 있었다.
길고 매력적인 눈매를 살짝 찌푸리며 그는 눈앞의 소윤정을 훑어보았다.
소윤정이 어딘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정확히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자유로워진 소윤정은 자신감을 되찾았고 최성훈의 거대한 몸을 강하게 밀어내며 화장실을 빠르게 떠났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여자 화장실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최성훈을 돌아보았다.
눈빛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최성훈 씨, 남자라면 이혼해요. 수아 씨를 핑계로 삼지 말고요. 여자 뒤에 숨을 줄만 아는 남자는 남들의 비웃음을 살 뿐이니까요.”
이 말을 남기고 소윤정은 최성훈을 향해 중지를 세우며 경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녀는 일부러 최성훈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었기에 그가 따라올까 두려워 재빨리 도망쳤다.
호텔을 벗어나고 나서야 최성훈이 따라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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