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최성훈은 아우터없이 흰색 셔츠를 입고 소매를 팔뚝 위까지 말아 올려 건실한 팔뚝을 드러냈다.
살결은 탄탄하고 전반적인 라인이 예뻤다.
최성훈은 여자 화장실 문에 비스듬히 나른하게 기대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몹시 우아함과 아울러 건방진 듯한 분위기도 풍겼다.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소윤정을 바라보는 눈빛은 다소 차가움이 뿜어져 나왔다.
소윤정이 앞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녀는 다가가기만 하면 최성훈이 그래도 예의 바르게 지나가게 할 줄 알았지만 그는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최성훈은 그녀가 지나갈 틈을 내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그녀의 길을 빈틈없이 막았다.
남자의 무례한 행동은 사람들을 매우 놀라게 했다.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전 연인은 죽은 것처럼 지내야 해요. 제 마음속에서 제 전 연인은 이미 죽은 거와 다름없습니다.”
이혼 서류에 사인을 한순간, 그녀의 마음속에서 최성훈은 이미 죽은 존재였다. 비록 현실에서는 살아있지만 마음속에서는 죽은 사람이었다.
비스듬히 문가에 기대어 서있던 남자가 입꼬리를 올리며 냉소했다.
“만약 부활하면? 네 전 애인, 송이준처럼 말이야.”
소윤정이 송이준을 향해 웃으며 대화를 나눌 때, 그 웃음은 유난히 눈에 거슬렸다.
최성훈은 소윤정의 웃고 있는 그 얼굴을 부숴버리고 싶었다.
그의 말에 화가 난 소윤정은 미간이 찌푸려졌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도 한 곳에 모아들었다.
“최성훈 씨, 저는 이미 이혼 서류를 당신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제 사인은 이미 했으니 최성훈 씨만 하면 자유를 찾을 수 있어요.”
그녀는 최성훈이 여자 화장실 문 앞에 틀어박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지만 그저 더 이상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지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소윤정은 이미 최성훈을 사랑하고 있었다.
감정은 수도꼭지가 아니라서 잠근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었고 최성훈을 완전히 내려놓기 전에 이 남자와 멀리 떨어져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았다.
소윤정은 뒤로 한발 물러서며 눈앞의 남자와 거리를 두었다.
그녀는 온몸을 바짝 세우며 만반의 대비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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