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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송여월의 출생의 비밀

양 형사와 인사를 나누고 경찰서를 나올 때까지 염지훈은 줄곧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뭐라도 물어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한 마디도 안 할 줄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오늘 일은 고마워.” 결국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만약 그가 함께 경찰서로 가자고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분명 안주길에 대한 사사로운 증오심으로 무작정 쳐들어갔을 것이다. 고작 나 하나의 힘으로 아마 5년 전의 일이 다시 발생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았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5년 전처럼 운이 좋게 귀국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송여은, 5년 전에 어떻게 도망친 거야?” 그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나를 보며 물었다. 나는 멍하니 그의 진지한 눈동자를 바라보다 하마터면 사실대로 그에게 털어놓을 뻔했다. 다행히 여사님의 말이 떠오른 나는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경찰이 구해줬어. 방금 양 형사님 말씀하시는 거 너도 들었잖아. 변방에서 온갖 어려움 끝에 나를 찾은 거야.” 그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래? 그럼, 옆 뜰에서 여월이와 했던 말은 무슨 뜻이야?” 옆 뜰! 그날 본가에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송여월한테 짝퉁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당시 원한으로 가득했던 마음에 송여월을 도발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말했었다. 또 일부러 염지훈으로 하여금 의심의 씨앗을 품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나는 입술을 오므렸다가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냥 내가 헛소리한 거야. 그리고,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왜 사람을 찾아 5년 전에 송여월이 도대체 변방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조사하지 않는 건데?” 염지훈이 약간의 혼란스러움이 섞인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난 그녀를 믿어. 쓸데없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아. 네가 헛소리한 거라면 이제부터 입조심해. 또 헛소리하지 말고.” 말을 마친 뒤 그는 자리를 떠나버렸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간성이라는 것은 역시 함부로 시험해 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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