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편 들어주기
주정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월 아가씨, 이 방의 모든 방은 사이즈가 다 같습니다. 아가씨께서 지내시겠다고 하는 방은 사모님의 방이에요. 평소에 사용하시는 물건들도 다 있는데 이러시면 저희가 난감해져요.”
“사모님? 흥, 호칭 한번 친근하네.”
송여월은 코웃음을 쳤다.
“난 꼭 그 방에서 지내야겠어요. 동의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 여사님 찾아가서 여사님더러 당신에게 얘기하라고 하죠.”
말을 마친 그녀는 곧바로 행동에 옮기려고 했다.
그 모습을 본 주정한은 순간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라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붙잡았다. 그에 송여월은 한층 더 우쭐해졌다.
“왜요? 이젠 동의하겠다는 거예요?”
주정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데다 송여월에게 밉보일 수는 없어 난처한 얼굴을 했다.
나는 팔짱을 낀 채 문턱에 몸을 기대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내게 해요.”
내 목소리가 들리자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나를 보자 주정한은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송여월은 한껏 오만한 얼굴을 했다. 염지훈이 자리에 없자 아예 연기도 집어치운 채 말했다.
“이 염씨 집안, 이대로 뿌리 내리고 말 거야. 송여은, 네가 임신한 게 뭐? 네 더러운 과거 때문에 여사님도 네가 여겨워서 네가 본가를 더럽힐까 봐 들여보내지도 않잖아.”
그녀의 말은 내 상처에 정확하게 소금을 뿌렸다. 하지만 상처가 깊어지니 이젠 무감각해져 나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본가가 마음에 들면 양보해 줄게. 하지만 염씨 가문 손주며느리 자리는 다들 나 송여은이라고만 생각할 거야. 너 같은 건 그냥 염씨 가문 안뜰에서 키우는 양육 기계일 뿐이지. 고대에서는 너 같은 여자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
몸을 굽혀 송여월에게 가까이 다가간 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했다.
“명분도 없으니 첩보다도 미천한 처지지.”
“너….”
송여월은 성격이 급해, 말싸움에서 이기지 못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발을 굴렀다. 보면 볼수록 우스꽝스러웠다.
화를 못 이긴 탓인지 내가 무방비한 틈을 타 곧바로 달려들더니 나를 밀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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