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장
그때 의식을 잃은 채 침대에 누워있던 진이령이 천천히 두 눈을 떴다.
“오빠, 채희 씨를… 괴롭히지 마요….”
진이령은 연약하기 그지없는 상태였다.
다친 강여림을 바닥에 내동댕이친 설경민은 침대로 다가가 말했다.
“이령아, 신경쓰지 않아도 돼. 고모부는 내가 책임지고 여길 수습하길 바라서 날 보낸 거야. 내가 알아서 할게.”
진이령은 그를 막고 싶었지만, 말하는 것도 버거울 만큼 기력이 없었다.
“모채희, 얼른 선택해. 내 인내심은 그리 길지 않아.”
설경민의 말에 모채희는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설경민의 위협에도 그녀는 두려워하지도 타협하지도 않았다.
“저 모채희는 비록 대단한 재주는 없어도 꺾일지언정 타인의 협박에 굴복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좋다! 역시 내가 한눈에 마음에 둔 여자답게 기개가 있어. 그래 바라는대로 해주지.”
설경민이 손짓하자 서비현은 곧바로 독혈을 모채희의 몸에 뿌렸다.
“이제 너도 감염이 되었으니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올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설경민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부를 필요 없어요. 다 같이 죽죠, 뭐. 어차피 다들 저보다 먼저 갈 텐데요!”
모채희는 자신에게 뿌려진 독혈을 보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듯 말했다.
“모채희, 네까짓 게 뭐라고,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난 죽고 싶지 않아! 우리 아가씨도 그러길 원치 않으시니 당장 그 의사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해!”
모채희가 아예 포기를 한 채 함께 죽으려고 하는 걸 본 이연은 순간 조급해졌다.
모채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설경민도 지금은 독에 감염이라도 될까 모채희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그는 다시 다친 강여림을 붙잡고 목을 졸랐다.
“죽음도 불 싸지른다고 하면 내가 널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거로 생각해? 타협하지 않으면 네 충직한 개부터 죽여주지. 그다음으로는 모씨 가문의 사람들 차례가 될 거야.”
“대표님, 전 두렵지 않아요.”
강여림도 똑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병실 안에 있는 한정군은 가시방석에 있는 듯한 기분에 안절부절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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