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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장

이곳에서는 암과 종양이 절망적인 병이 아니라는 말에 그녀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종말의 시대라 약이 다 떨어졌습니다.” 임정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이 시대가 종말과 동시에 진화 중이라는 것이다. 체질이 약한 사람들은 이미 도태되었다. “그럼 암을 치료할 수 있나요?” 하선아가 물었다. “물론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대도 없고 의사도 부족합니다.” 임정민이 대답했다. 암이 절망적인 병은 아니지만 다른 병들보다 치료 과정이 훨씬 더 복잡하다는 점은 분명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빛에는 깊은 파도가 일었다. 만약 이 약들을 찾아내서 제조할 수 있다면 그녀의 세계에서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모두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약의 수익이 어마어마할 게 분명했다. 특히 중요한 종양 억제제는 이 세계에만 존재했는데 종말의 시대에서 이를 채굴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웠다. 하선아는 이 생각을 잠시 마음속 깊이 묻어두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방송을 내보내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청명기지로 모이게 했습니다.” 서준수가 말했다. 생존자들이 기지로 오게 되면 다양한 인재들도 자연스럽게 모여들게 될 것이다. 그는 군용 장비를 이용해 전국으로 방송을 보낼 수 있었고 위성 암호 번호만 알게 된다면 전 세계로도 송출할 수 있었다. 그녀는 청명기지라는 이름을 들으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름만 들어도 서준수가 그녀를 생각하며 지은 게 분명했다. 두 사람은 치료실을 나섰고 장혁은 이미 차를 대기시키고 있었다. “준수 형님.” 장혁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서준수와 하선아는 뒷좌석에 앉았고 장혁은 운전석에, 안지호는 조수석에 탔다. 기지 대문이 천천히 열리며 주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내주었다. 기지 주변에 있던 좀비를 이미 여러 번 처리했지만 가끔씩 나타나기도 했다. 도매시장은 도시의 반대편에 있었기 때문에 외곽 순환 도로를 통해 돌아가야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식물들은 이미 초록색이 아니었다. 나무는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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