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집에 들어선 하선아의 눈에 선물용 우유 두 박스가 들어왔다. 평소라면 가족들이 이런 선물 세트를 직접 사는 일은 없었기에 그녀는 이를 의아하게 여겼다.
“선아야, 오늘 네 둘째 숙모가 와서 너를 찾더라. 읍내에서 네가 슈퍼마켓을 운영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네 사촌 언니를 거기 취직시켜달라고 하더구나.”
“사촌 언니요?”
하선아는 사촌 언니라는 말을 듣고도 같은 마을 사람들 간의 복잡한 친척 관계 때문에 곧바로 떠올리지 못했다.
“하미연 말이야. 몇 년 전에 결혼해서 지금 너희 슈퍼 근처에 살고 있잖니.”
양윤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마 네 아빠가 요즘 채소를 받으면서 무심코 얘기했을 거야. 마을에서는 무슨 일이든 금방 소문이 도니까 말이야.”
작은 마을의 특징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누군가 집에 새로운 물건을 들이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순식간에 온 마을이 알게 되곤 했다. 도시처럼 이웃끼리 서로 모르는 사이가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야. 첫째 외삼촌네도 소식을 들었나 봐. 우리 집이 읍내에서 슈퍼를 운영한다니까 자기들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냐고 묻더라.”
양윤경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일하면 한 달 월급이 600만 원이니 농사일보다 훨씬 낫지. 게다가 읍내에서 일하면 물을 주거나 수확할 때 잠깐 쉬는 것도 더 편하잖아. 이런 일자리가 흔치 않으니 다들 관심을 가지는 거지.”
하선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슈퍼는 지금 인원이 충분해서 더 필요하지 않아요. 대신 옆에 있는 두 점포가 이제 곧 공사가 끝나가니까, 거기에 직원을 채용할 거예요. 하나는 의류점, 하나는 도자기 가게로 운영하려고 하거든요. 처음 한 달은 월급 500만 원에다가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도 줄 거예요. 휴무일도 있고, 공휴일에는 일당을 두 배로 지급할 거고요.”
“또 가게를 연다고?”
양윤경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네. 두 개 더 열 거예요.”
하선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이미 서준수와 함께 봐둔 도자기 제품들을 떠올렸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충분히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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