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됐어요. 그냥 제가 주문할게요.”
양현경은 행여나 그들이 가격을 알고 망설일까 봐 재빨리 메뉴판을 가로챘다.
“엄마, 불편하겠지만 당분간은 호텔에서 지내야겠네요.”
양현경은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괜찮아. 엄마는 어디서 자나 다 똑같아.”
오진숙은 딸의 고충을 눈치챈 듯 일부러 더 호탕하게 웃으며 답했다. 비록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엄마는 딸의 기분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다.
호텔은 레스토랑 맞은편에 위치하였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방이 왜 하나지?”
양현경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진 채로 임호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걸자마자 바로 끊겼고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양현경은 두 번 더 전화한 끝에 임호진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기분이 몹시 언짢았지만 주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임호진에게 강하게 요구할 패기는 없었다.
“호진 씨, 우리 엄마랑 동생이 온다고 얘기했는데 방을 하나만 잡으면 어떡해?”
“그럼 몇 개를 잡아야 하는데? 방 하나에 10만 원이야. 어차피 금방 가잖아.”
말하는 걸 들어보니 내일 임재혁의 약혼식이 끝나면 바로 돌려보낼 생각인듯하다.
양현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낮췄다.
“조카도 같이 왔는데 세 사람이 침대 하나를 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너무 좁잖아.”
“그게 뭐 어때서? 가족끼리 한 침대 쓰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곧 회의 들어가야 돼. 무슨 일 있으면 저녁에 집에서 얘기하자.”
“아참, 우리 엄마 짠 음식 싫어하니까 저녁은 싱겁게 준비해.”
임호진은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오진숙과 양윤경은 이런 큰 도시가 처음이었기에 작은 호텔에도 호기심이 많았다. 유독 양현경만이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귀가 밝았던 하선아는 양현경과 임호진이 나누는 대화를 전부 듣게 되었다.
그 후 곧장 프런트로 향했다.
“더블베드룸 하나 더 예약할게요. 아참, 스탠다드룸도 더블베드룸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세요. 차액은 제가 낼게요.”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이쪽을 스캔하시면 됩니다.”
하선아는 QR코드를 스캔한 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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